[게임업 전망] [2023] 카카오게임즈, 관계사·자회사 부담 해소되나
입력 : 2023.03.29 09:03:20
제목 : [게임업 전망] [2023] 카카오게임즈, 관계사·자회사 부담 해소되나
피투자회사 실적부진에 발목… 대거 손상차손 발생으로 순손실 전환
엑스엘게임즈 '아키에이지워 ' 호조… 넵튠 판호 기대감·라이온하트 IPO도 눈여겨볼 만[톱데일리]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연결 기준 2000억원 가까운 순손실을 냈다.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였다. 카카오게임즈의 순이익이 악화한 주 원인은 게임 사업 부문 관계사 및 자회사의 부진에서 찾을 수 있다. 카카오VX, 세나테크놀로지 등 비게임 부문 자회사가 선전하면서 게임 부문의 부진을 일부 상쇄했지만 결국 본업에서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지난 28일 종가 기준 카카오게임즈는 주당 4만1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만원대에 주가가 형성돼 있다는 점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수치다. 카카오게임즈의 하락세는 고금리로 인한 시장 전반의 주가 하락 외에도 본업인 게임 사업이 다소 부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 매출 약 1조1500억원, 영업이익 175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상승했다. 하지만 매출의 구성을 살펴보면 게임사업의 하락세를 읽어낼 수 있다. 게임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8% 하락한 약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게임즈의 골프·무선통신기기 사업부의 실적이 신장하면서 게임 사업 부진을 메운 것이다. 이러한 매출 비중 변화는 카카오게임즈의 주가 흐름에 비우호적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게임사업이 골프·무선통신기기 대비 더 높은 주가수익비율(PER) 배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더욱이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약 2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순손실로 전환했다. 전년 카카오게임즈의 순이익 5200억원과 비교하면 수익성이 크게 후퇴한 것이다. PER로는 카카오게임즈 주가를 산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카카오게임즈는 다수의 게임 스튜디오를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세를 불려 왔다. 지분 투자를 진행한 회사의 게임을 유통(퍼블리싱)하고, 회사 성과가 일정 궤도에 오르면 인수하는 방식이다. 자체 게임 개발보다 퍼블리싱에 특화된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사업 방식은 회사의 모태와 무관치 않다. 카카오 게임사업의 뿌리는 카카오톡 내 서비스 '카카오 게임하기'로 볼 수 있다. 게임을 유통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고 수수료를 받는 수익모델이다. 카카오톡의 막강한 영향력에 의존하는 방식이었다.
수수료, 플랫폼 내 경쟁 심화 등 요인이 겹치며 2010년대 중반 카카오 게임하기의 경쟁력은 빠르게 하락했다. 카카오는 주식회사 엔진과 다음게임을 합병하면서 게임 사업 전담 법인의 형태를 갖췄고, 이 회사는 지난 2016년 카카오게임즈로 사명을 변경했다. 자체 게임 개발력에서 열위에 놓였던 카카오게임즈는 경쟁력 있는 개발사 인수에 열중했다. 지분 투자를 진행해 유망한 게임에 퍼블리싱 권한을 확보하는 목적도 있었다. 결국 피투자회사가 잘돼야 카카오게임즈가 성장하는 구조인 셈이다.
지난해 카카오 게임즈가 대규모 순손실을 낸 가장 큰 이유는 넵튠에서 발생한 손상차손 때문이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장부가액이 회수가능액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말 넵튠 장부가액에서 약 1600억원을 손상으로 인식했다. 넵튠은 카카오게임즈가 최초 투자한 2017년 이래로 줄곧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데다가 지난해 넵튠이 갖고 있는 크래프톤 주식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1400억원 가량의 금융비용 부담을 지게 됐다.
지난해 엑스엘게임즈도 2019년 출시한 '달빛조각사' 이후 별다른 신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영업손실 기조를 이어갔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도 대표작 '오딘' 매출이 하향 안정화되며 전년 대비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카카오게임즈 포트폴리오 중 가장 먼저 반전의 조짐을 보인 건 엑스엘게임즈였다. 엑스엘게임즈가 지난 21일 출시한 모바일 대규모역할수행게임(MMORPG) '아키에이지 워'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구글플레이 매출 2위를 기록했다. 수십억원대의 일매출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순위다. 여타 MMORPG와 비교할 때 속도감, 과금요소 면에서 이용자들에게 우호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엑스엘게임즈는 지난해 약 31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현금성 자산 규모가 100억원 미만으로 내려간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수백원 규모의 엑스엘게임즈 영업권 손상을 인식했다.
넵튠 역시 지난해 보다 양호한 사업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초 넵튠 자회사 트리플라가 출시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고양이스낵바'가 누적 다운로드 900만 건, 일간활성이용자수(DUA) 88만 등의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넵튠에 따르면 고양이 스낵바의 누적 매출은 60억원 정도다. 지난해 넵튠의 연결 기준 매출이 약 300억원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적지 않은 매출 기여도다. 넵튠의 또 다른 자회사 플레이하드가 이달 출시한 역할수행게임(RPG) '우르르 용병단'도 기대해볼만 한 타이틀이다. 수집과 육성, 사냥 콘텐츠가 적절히 어우러졌다는 평을 얻으면서 1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넵튠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올해 하반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넵튠의 핵심 자회사 님블뉴런은 '블랙서바이벌', '이터널 리턴' 등 게임 지적재산권(IP) 기반으로 다수의 신작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우선 올해 상반기 블랙서바이벌 IP 기반 방치형 모바일 RPG '와일드 파이터 키우기'가 출시된다. 이어 올해 여름 무렵에는 PC 전략 서바이벌 게임 '이터널 리턴'이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 게임은 한 때 전자소프트웨어유통망(ESD) 스팀에서 동시접속자수 5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선전했으나 최근에는 5000명 안팎으로 이용자수가 하락했다. 넵튠은 이터널 리턴 정식서비스를 즈음해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해 반전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출시가 예고된 넵튠 게임 중 가장 큰 실적 기여를 기대해 볼 수 있는 타이틀은 모바일게임 '이터널리턴: 인피니트'다. 이 게임은 중국 시장 출시를 위해 판호를 획득했고, 텐센트 자회사 아이드림스카이가 현지 유통을 맡을 예정이다.
넵튠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경우 카카오게임즈는 지분을 추가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넵튠 지분율은 39.61%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열려 있다. 라이온하트는 지난해 3조원 이상의 시가총액으로 상장을 시도했지만, "회사의 가치를 적절한 평가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약 5430억원을 추가로 출자해 라이온하트스튜디오를 종속회사로 편입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카카오게임즈 투자 유치 단가 이상으로 상장에 성공한다면, 카카오게임즈는 이에 상응하는 평가이익과 자산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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