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남은 '상호관세 시한폭탄'…美 유예연장 여부에 쏠린 눈

통상본부장, '제조업 협력' 로드맵 제시하며 미측과 상호관세 유예연장 논의'연장 불발' 가능성도 배제 못해…전문가 "협상은 계속, 미국에 한국 꼭 필요"
이슬기

입력 : 2025.07.06 16:30:57 I 수정 : 2025.07.06 16:44:45


기념 촬영하는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서울=연합뉴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국무역대표부(USTR)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2025.7.6 [산업통상자원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7월 8일까지로 미뤄둔 '상호관세 시한폭탄' 유예 기한이 6일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는 관세·통상 협상을 담당하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부터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까지 미국 워싱턴DC로 급파해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올코트프레싱'에 들어갔다.

여한구 본부장은 상호호혜적인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추가 협상 시한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 측과 상호관세 유예 연장 방안을 논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보일 만한 '한미 제조업 협력 로드맵'도 제시했다.

정부와 통상 업계 안팎에서는 한국의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 남짓 지난 상황에서 한미 양국의 관세 협상이 완벽히 타결되기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로서는 7월 8일까지인 상호관세 부과 유예 시한을 연장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해 당장 오는 7일부터 '관세 서한'을 발송할 예정인 '12개국'에 한국이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한국이 고율의 상호관세부터 맞고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는 만큼, 통상 당국의 협상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귀국하는 여한구 산자부 통상교섭본부장
(영종도=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9일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여 본부장은 한미 고위급 통상 협상을 위해 워싱턴 DC를 방문했다.2025.6.29 ksm7976@yna.co.kr

◇ 韓, '제조업 협력' 로드맵 제시…한미, '상호관세 유예 연장' 논의 산업부에 따르면 여 본부장은 5일(현지시간) 오후 3시 워싱턴 D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에 대한 한국 측 입장과 한미 간 제조업 협력 프레임워크에 대해 한국 정부가 꾸린 비전을 제시했다.

경제·산업 공급망에서 미국과 긴밀히 연계돼 있고 안보 측면에서도 동맹국인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꿈꾸는 미국의 제조업 부활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한 것으로 관측된다.

여 본부장은 나아가 향후 한미 최종 합의에서도 자동차, 철강·알루미늄 등 품목 관세의 완전한 철폐 또는 경쟁국 대비 관세율 완화 조건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한미 제조업 협력 로드맵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직후부터 관심을 보여온 조선 분야 협력을 비롯해, 한국이 경쟁력을 갖춘 원전·이차전지·반도체 등 첨단 산업 전반의 협력 패키지가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비관세장벽 중에서도 디지털 분야의 규제 완화와 혁신 방안 등에서 양국의 요구 사항을 놓고 유연한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반대하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 망 사용료 부과, 구글의 정밀지도 데이터 반입 제한 등의 디지털 이슈는 한미 관세 협상에서도 중요한 쟁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방대한 쟁점을 놓고 상호 입장 차이를 더욱 좁혀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정부는 상호호혜적인 협상 결과를 위해 상호관세 유예를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에서 "보다 내실 있는 협상을 위해 상호관세 유예를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했다"고 밝혔다.



위성락 안보실장, 관세·정상회담 논의 위해 방미
(영종도=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관세협상, 정상회담 등 한미 간 현안에 대한 논의를 위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고 있다.2025.7.6 hwayoung7@yna.co.kr

◇ 9일부터 관세 맞고 계속 협상?…최악 시나리오도 배제 못해 최악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7일부터 '관세 서한' 발송을 예고한 12개국 명단에 한국이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상호관세 유예가 연장되지 않아 '관세 폭탄'이 현실화하더라도 한미 간 관세 협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고율의 미국 관세에 따른 국내 산업계의 충격 속에서 협상을 이어가야 하는 통상 당국으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다.

다만 통상 전문가들은 상호관세 유예가 연장되지 않더라도 정부가 흔들림 없이 대미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는 협상 과정의 일부일 뿐, 협상의 종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다.

오히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 속에서 제조업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갖춘 한국의 강점을 협상 지렛대로 삼아, 상호 호혜적인 협상 패키지를 주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윤 서강대 교수는 통화에서 "미국 입장에서 제조업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역할이 결코 간단치 않다.

대중 견제 흐름 속에 향후 미국이 반드시 필요로 하는 역량을 한국이 확보하고 있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서 적어도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수준의 조건을 협상에서 얻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is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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