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대표 저성장에 사업재편 나선 대기업 매물로 나온 크린토피아 관심 쑥 역제안 M&A 거래도 활발해져 삼정KPMG, 30대기업TF로 기업별 구조조정 제안 서비스
"자금력이 풍부한 매수자들이 관심 있는 매물을 미리 찾아 매각을 권유하는 역제안 형태 인수·합병(M&A) 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입니다."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대표가 7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최근 매도인이 매수인을 찾는 전통적인 M&A 방식보다는 매수자들이 좋은 매물을 들고 있는 매도인에게 접근해 매매를 제안하는 리버스 인쿼리(역제안·문의·Reverse Inquiry) 거래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잠재적 인수자의 요구에 맞춰 매각 절차가 시작되는 만큼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인수 의향을 가진 투자자와 직접 협상하는 효과가 있다"며 "불특정 다수에게 매각을 홍보했을 때보다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최근 진행된 주요 M&A도 이 같은 방식이 많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롯데렌탈 인수나 글랜우드PE의 LG화학 수처리사업부 M&A가 대표적이다.
어피니티는 지난해 8월 SK네트웍스로부터 SK렌터카 지분 100%를 8200억원에 인수한 이후 추가 사업 확장을 위해 롯데 측에 먼저 롯데렌탈 거래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어피니티는 호텔롯데와 롯데호텔 부산이 보유하고 있던 롯데렌탈 지분 56.2%를 1조5728억원에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글랜우드PE가 1조4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LG화학 수처리사업부도 마찬가지 경우다. 국내외 주요 사모펀드(PEF)가 LG화학의 사업재편 필요성을 간파하고 회사 측에 매각 의사를 먼저 물어보면서 딜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대기업들의 유동성 확보와 사업 재편 등을 위한 M&A 거래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당분간 M&A시장은 '불장'이 펼쳐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다만 기업들의 특정 사업부를 분리해 매각하는 카브아웃(Carve-out) 방식 등 대기업과 관련한 다양한 사업 재편 거래가 지속되면서 시장이 활기를 띨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예전과 달리 대기업들도 사모펀드들이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는 것처럼 시장의 변화에 따라 계열사를 교체(리셔플링)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크지 않다"며 "신사업 발굴 등에 대한 이들의 M&A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인공지능(AI) 연관 산업의 확대로 전력 소비가 급증한 데 따라 발전·변압·송배전·냉각 시스템 등 전력기자재와 관련된 전 분야에 대해 기업들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긴장 상황이 이어지면서 방산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관심도 높아지고 있고 원자력, 반도체 등과 관련한 기업들의 M&A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국내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불황에 강한 업종, 예를 들어 퀵서비스 레스토랑(QSR), 다이소 등 할인 판매점, 매물로 나온 크린토피아 같은 저가 세탁 프랜차이즈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삼정KPMG는 대기업 커버리지 강화에 힘쓸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30대 기업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모니터링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와 더불어 삼정KPMG 경제연구원과 협업해 기업별 구조조정 제안 서비스 등도 제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고객 니즈를 빠르게 간파하고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저희 업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며 "변화의 시기에 기업들이 본업을 재정비하고 도약하고자 할 때 든든한 파트너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