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독일 군용기에 레이저 조준' 공방…中-EU 갈등 길어지나

중 "사실과 완전히 달라"…독 "中대사 가볍게 초치한 것 아냐""독일 총리, 이르면 10월 중국 방문 관측…양자관계 회복 가능성"
차병섭

입력 : 2025.07.10 10:59:59 I 수정 : 2025.07.10 11:50:53


중국 052D형 구축함.

이번 사안과 무관함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 군함이 홍해에서 정찰비행 중이던 독일 군용기를 레이저로 조준했다는 독일 정부의 발표에 중국이 부인하고 나서면서 양측 간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10일 관영매체 환구시보에 따르면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독일 측이 밝힌 정보와 중국 측이 이해한 사실이 완전히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해군은 국제항로의 안전 유지에 공헌하며 독일·유럽 측과 양호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양측은 사실을 토대로 진리를 탐구하는 태도로 즉시 소통을 강화해 오해·오판을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장쥔서는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 인터뷰에서 독일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악의적으로 중국 위협론을 부풀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찰기는 근접 감시 및 정보 수집이 임무이며 이는 중국 군함의 정상적 항행에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또 중국 군함에는 레이저 무기가 없는 만큼 전자광학·조명 장비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앞서 독일 외무부는 8일 "(홍해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의 아스피데스(방패) 작전을 수행하던 독일 항공기를 중국 군대가 레이저로 겨냥했다"며 "독일 인력에 대한 위협과 작전 방해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독일 국방부도 "다중센서플랫폼(MSP) 항공기가 전에 여러 번 마주쳤던 중국 군함으로부터 아무 이유도, 사전 접촉도 없이 레이저를 맞았다"며 항공기는 사건 이후 비행을 취소하고 지부티의 기지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9일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해 "완전히 용납할 수 없다"면서 "독일 항공기에 대한 이번 레이저 공격이 정확히 어디서 왔는지 알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외무부는 덩훙보 독일 주재 중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기도 했다.

독일 외무부 카트린 데샤우어 대변인은 중국 측의 브리핑 내용에 대해 "우리가 결코 가볍게 중국 대사를 초치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면서 "우리가 확보한 증거와 면밀한 조사를 바탕으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대사와의 논의에서 우리의 태도와 증거에 대해 매우 명확히 전달했다"면서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이번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일방적 관세정책 여파로 한때 관계 개선 여지가 보였던 유럽과 중국의 갈등이 최근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은 지난 4일 유럽산 주류(브랜디)에 최고 34.9%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6일에는 의료기기 입찰에서도 EU의 중국 업체 참여 금지에 똑같은 보복 조치를 내놨다.

유럽은 중국의 저가 수출, 희토류 수출 통제 등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이달 말 EU와 정상회담을 앞두고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을 유럽에 보내 관계 개선을 모색했으나 역효과만 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독일 요한 바데풀 외무장관은 지난 3일 왕 주임을 만나 "유감스럽게도 일방적이고 불투명한 (희토류 등) 수출통제 때문에 우리 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8일 소식통을 인용해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이르면 오는 10월 취임 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는 양자 관계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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