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삭풍' 라인게임즈, CSO도 물러났다
입력 : 2023.04.04 13:25:22
제목 : '구조조정 삭풍' 라인게임즈, CSO도 물러났다
3월말 얼라이언스 핵심 배영진 최고전략책임자 퇴사
박성민 신임 대표 '피그' 대표이사 넘겨받아[톱데일리] 배영진 라인게임즈 최고전략책임자(CSO)가 회사를 떠났다. 배 CSO는 다수의 게임 개발사에 투자를 진행하는 라인게임즈의 '얼라이언스(연합체) 전략'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인물로 전해진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배 CSO는 지난달 말 라인게임즈에서 퇴사했고 사내이사직에서도 물러났다. 배 CSO는 자신이 보유하던 라인게임즈 지분 2.04%(1만2515주)도 전량 매도하며 회사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배 CSO가 겸임하고 있던 게임 유통사 피그의 대표이사직도 박성민 라인게임즈 신임 대표에게 넘어갔다.
배 CSO의 퇴사는 최근 라인게임즈의 구조조정 바람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라인게임즈는 전체 직원의 10% 수준을 줄이는 권고사직을 진행 중이며 개발 자회사들도 통폐합하고 있다. 라인게임즈의 완전 자회사 제로게임즈가 폐업 수순에 들어갔으며, 또 다른 완전 자회사 우주는 오는 5월 라인게임즈와 합병될 예정이다. 우주의 대표작인 모바일 게임 '엑소스 히어로즈'도 서비스 종료를 예고했다.
박 CSO는 중국 게임사 세기천성, 넥슨 등에서 투자를 담당했고, 이후 넥슨 멤버들이 주축이 된 게임 개발사 모빌팩토리의 대표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라인게임즈의 전신인 넥스트플로어가 모빌팩토리를 흡수합병하면서 배 CSO는 라인게임즈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부임했다. 2017년 넥스트플로어가 네이버의 라인게임즈와 합병하며 신(新) 라인게임즈가 출범하자, 배 CSO에게 회사의 신성장동력 발굴이라는 중책이 부여됐다.
라인게임즈는 지난 2018년 출범 이후 개발 자회사에 투자를 진행해 게임을 확보하는 성장 전략을 추진해 왔다. 사임한 배 CSO는 이러한 전략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피투자 회사들이 출시한 게임이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내면서 라인게임즈의 재무사정은 악화됐다. 지난 2021년 연결 기준 라인게임즈는 매출 433억원, 영업손실 520억원 등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40% 가량 줄고, 영업손실은 40%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라인게임즈는 자회사 니즈게임즈의 '언디셈버'를 제외하곤 실적에 영향을 미칠만한 신작을 선보이지 못했다. 같은 해 8월 라인게임즈 관계사 모티프가 출시한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2022 게임대상'에서 3관왕을 수상하며 게임성 면에선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수익성 측면에선 내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 2021년말 기준 라인게임즈가 보유한 유동자산은 665억원, 현금성자산 규모는 400억원 정도였다. 지난해 신작 출시에 따라 비용은 증가했지만,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매출을 거두면서 라인게임즈는 상당한 재무 압박에 놓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월말 라인게임즈는 판사 출신인 박성민 리스크관리실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라인게임즈에 구조조정 및 개발 자회사 통폐합 바람이 분 것도 박 대표 취임 직후에 벌어진 일이다. 라인게임즈는 자체 개발 조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민규 창업주도 개발 일선으로 복귀했다. 얼라이언스 전략의 포기를 시사하는 행보다. 라인게임즈 개발 자회사들이 칼바람을 맞으면서 배 CSO의 입지도 위태로워졌을 것으로 보인다.
라인게임즈의 구조조정은 기업공개(IPO)를 위한 몸 만들기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비용을 최소화하고 올해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퀀넘나이츠' 등 신작을 출시해 상장을 위한 외형 조건을 구비하겠다는 구상이다.
라인게임즈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서라도 상장은 미루기 어려운 과제다. 라인게임즈는 지난 2018년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영사 엥커에쿼티파트너스 산하 특수목적법인(SPC) 룽고엔터테인먼트로부터 1250억원 규모의 보통주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2월에는 안다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신탁 펀드 '안다프로젝트L 일반사모투자신탁 제1호'가 320억원 규모의 라인게임즈 전환사채(CB)를 매입했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배 CSO 퇴사 배경에 대해 "일신상의 사유"라고 말했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7.04 15:30
NAVER | 249,000 | 4,000 | -1.58% |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6·27 규제는 맛보기”라는 李대통령…더 센 카드 뭐가 나오나
-
2
산업장관 후보자, 두산에너빌리티 등 '이해충돌주' 처분에 관심
-
3
소상공인에 법인사업자까지 줄폐업…추경이 반전 불씨될까
-
4
'사업자대출 꼼수'로 주택 매수 차단…금융당국 이달 전수점검
-
5
재계, 상법 개정에 대응 고심…황금주 등 경영방어수단 도입 촉구
-
6
작년 폐업자 100만명 처음 넘었다…소매업·음식점이 거의 절반
-
7
롯데타운 잠실, 포브라더스 등 '면요리 전문점' 잇달아 입점
-
8
'6억원 제한' 초강수에 은행권 주담대 신청액 '반토막' 났다
-
9
삼성전자 반도체, 2분기 '바닥' 찍었나…하반기 반등 해법은
-
10
'갤럭시 Z 플립·폴드 7' 9일 공개…울트라급 성능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