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역대급 실적에도 '무이자 혜택' 중단
입력 : 2023.04.05 10:25:17
제목 : 삼성카드, 역대급 실적에도 '무이자 혜택' 중단
조달비용 상승에 소비자 혜택 줄여…내부선 '배당·성과급' 잔치[톱데일리] 삼성카드가 4월부터 무이자할부 혜택을 대폭 축소한다. 기존에는 전제결제대행(PG) 가맹점에 '5만원 이상 결제 시 2~3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해 왔지만, 이를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조달금리가 높아지면서 비용 절감을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5일 국내 PG 업체인 KG이니시스, NHN한국사이버결제에 따르면 이달부터 두 업체의 가맹점을 대상으로 이뤄지던 '삼성카드로 결제 시 무이자할부 혜택'과 '부분 무이자할부 혜택'이 중단됐다. 오프라인 결제 시 무이 자할부 혜택도 병원·학원·차량정비·안경원·의류·약국·대학등록금 등으로 축소됐다.
PG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정책이 변경되면 통보해주는 구조라 매달 혜택 제공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며 "삼성카드가 이번에 혜택을 중단했다고 하더라도 언제 다시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할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형 온라인쇼핑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쿠팡, 지마켓, 인터파크, 옥션, 11번가 등 대형 업체들을 살펴본 결과 삼성카드의 무이자할부 기준 결제액은 기존보다 크게 상향 조정됐다. 11번가와 쿠팡의 경우에는 무이자할부 기준 결제금액이 5만원에서 100만~120만원까지 높아졌고, 지마켓·옥션 등도 50만원으로 조정됐다. 이에 반해 삼성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신한·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는 여전히 '5만원 이상 결제 시 2~3개월 무이자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카드가 무이자할부 기준 결제금액을 상향 조정한 것을 두고 비용 절감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앞서 삼성카드가 차입한 채권의 금리가 상승하며 예상 밖의 부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카드의 영업비용은 2조5034억원으로 1년 전(2조4292억원)보다 3.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판관비는 줄였지만, 이자비용은 3255억원에서 4333억원으로 33.1%로 크게 늘었다. 여기서 '이자비용'은 삼성카드 차입부채에 대한 이자 지급 비용을 뜻한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삼성카드(AA+)의 채권 조달금리는 2% 후반에서 3%대로 결정됐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이후인 지난해 4분기 삼성카드의 조달금리는 최대 5% 후반대까지 높아졌다. 그럼에도 지난해 말 기준 카드채 잔액 평균 금리는 2.69%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기업 경영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지만 삼성카드 고객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삼성카드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다, 수천억원대 배당과 수십억대 배당금을 지급한 상황에서 소비자 혜택만을 줄이는 건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삼성카드의 역대 최대 실적은 모두 '신용판매' 덕이다. 지난해 삼성카드는 별도기준 612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5510억원) 대비 11.2% 증가한 실적이다. 전체 영업수익 중 할부·리스사업과 파생상품·외화평가 수익은 1년 전보다 오히려 줄었지만 신용카드사업 영업수익은 3조1459억원으로 1년 전(2조8985억원)보다 8.5% 늘었다. 특히 카드대출을 제외한 신용판매로 벌어들인 수익은 2조1407억원으로 2021년 연간 수익보다 11.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이용 금액도 늘었고, 수익성도 좋아졌다. 삼성카드 이용금액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88.5%)을 차지하는 신용판매부문 이용 금액을 보면, 지난해 142조8815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6.9% 늘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카드사 가운데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카드의 카드손익률(카드수익-카드비용)은 10%로 7개 전업카드사(비씨카드 제외) 평균치인 8.5%보다 1.5%p 높다.
삼성카드는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금과 성과급도 지급했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2667억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1주당 2500원으로, 현금배당성향은 42.9%에 달한다. 지난해(44.5%)보다 배당성향은 낮아졌지만, 현금배당총액은 213억원 가량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카드 주식 보유 현황을 보면, 삼성생명이 71.86%, 국민연금(5.71%), 우리사주(0.02%), 소액주주(16.83%) 등으로 구성돼 있어 대부분의 배당금은 삼성생명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지급된 성과급도 상당했다. 지난해 김대환 삼성카드 대표이사는 총 18억600만원의 보수를 지급받았는데, 이 가운데 10억1500만원이 '상여(명절상여+목표인센티브+성과인센티브)'로 지급됐다. 김상규 부사장의 경우 13억4100만원의 보수 가운데 6억5700만원이 '상여' 명목으로 지급됐다. 급여(6억4300만원)보다 상여금이 더 높은 셈이다.
반면 삼성카드의 혜택 중단으로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할 할부수수료는 늘어나게 된다. 삼성카드는 2개월에서 최대 24개월 할부결제가 가능한데, 이에 따른 할부수수료율은 12.5%에서 19.9% 가량이다. 결국 삼성카드의 중단 결정으로 소비자들은 2, 3개월 기준으로 각각 12.5%와 17.5% 수준의 수수료 부담을 질 수 밖에 없다.
한편 삼성카드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나쁘지 않다. 지난해 채권 시장이 일시적으로 불안정해지면서 상승했던 채권금리는 최근 안정화되며 지난해 말보다는 낮아질 전망이다. 증권 등 관련 업계에서는 사실상 '제로금리' 시절 발행했던 채권들의 만기 도래와 이미 상승한 신규 차입 부채들의 조달금리 탓에 이자비용 자체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카드승인액 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삼성카드의 영업수익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일시적 비용 부담에 중단된 소비자 혜택이 다시 회복될 수 있을지는 가늠할 수 없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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