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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장성보험 중심 포트폴리오 구축 덕… CSM 9.9조 업계 '3위'

[톱데일리] 자산 규모 기준 5위권에 머물던 메리츠화재가 올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으로 '3위권'에 진입할 전망이다. 보험계약마진(CSM) 규모와 순이익은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다음으로, 수익성 지표는 업계 최상위권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말 기준 CSM 규모는 9조9937억원이다. 이는 삼성화재(12조2000억원)와 DB손해보험(11조7300억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CSM은 보험사가 소비자들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가지고 추후 얼마나 이익을 낼 수 있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높을수록 수익이 좋다는 의미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자산은 약 37조원으로 업계 5위권 수준에 머물렀지만, CSM을 기준으로는 업계 3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자산 기준으로 메리츠화재를 앞서는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의 CSM 규모는 각각 8조9300억원, 7조47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메리츠화재의 CSM 규모가 큰 건 보험 포트폴리오가 매우 안정적으로 구성돼있기 때문이다. IFRS17 제도 하에서 수익성을 좌우하는 건 '보장성보험' 비중이다. 일정 이자를 보장해야 하는 저축성보험은 부채 부담이 늘어나는 상품이지만, 보장성보험은 보험가입계약 기간에 따라 비용을 인식해 부담은 적은데 수익성은 높은 상품이다.

실제로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말 기준 원수보험료 10조7467억원 가운데 보장성보험이 8조9394억원인 반면 저축성보험은 2025억원에 불과했다. 비중으로 보면 1.9%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이런 메리츠화재의 포트폴리오 구성 덕에 자산이 많지 않아도 우수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보험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효율적인지 보여주는 지표인 전체 보험계약부채 대비 CSM 규모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메리츠화재의 해당 지표는 51.6%로 상위 5개사 평균치인 33.5%를 크게 웃돌고 있다. 저축성보험 비중이 큰 생보사의 경우 10% 내외다.

순이익 자체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IFRS4 제도 아래에선 8612억원으로 집계됐지만, IFRS17 적용 시 1조3109억원으로 152%나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DB손보(1조6703억원), 삼성화재(1조4764억원)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최근 메리츠화재가 낮은 손해율을 기록하고 있어 수익성이 더 좋아질 가능성도 열려있다. 지난해 상위 5개 손보사 가운데 메리츠화재만 유일하게 보험영업 부문에서 '흑자'를 거뒀는데 이는 낮은 '손해율' 덕이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둔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하는데, 통상 사업비를 고려해 80% 초반대까지를 적정 손해율로 본다. 메리츠화재의 손해율은 74.7%를 유지하고 있다.

높은 손해율로 손보업계 보험영업 적자의 주범인 '자동차보험' 비율이 작다는 점도 수익성에 보탬이 됐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말 기준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8371억원 수준으로 5대 보험사 중 가장 적다. 비중으로 따져도 7.8%에 불과하다. 10%를 넘지 않는 곳은 메리츠화재가 유일하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