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크레센도, ‘한국판 ASML’ HPSP 티저레터 배포 ··· 매각 본격화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입력 : 2024.11.05 17:47:34
HPSP CI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반도체 전공정 선두기업이자 코스닥 시가총액 10위 업체인 HPSP(403870) 매각에 나선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PSP의 최대주주인 크레센도는 경영권을 포함한 보유 지분 40.9%의 매각과 관련한 티저레터를 이날 배포했다. 매각 주관사는 UBS다. ▷ 관련기사 2024년 4월 17일 A1·17면

현 주가(5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2조8115억원·코스닥 시총 10위)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는 4조원 이상, 매각가는 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크레센도 대주주인 HPSP가 내년 1월부로 보호예수가 풀리면서 매각절차에 공식적으로 나섰다”라고 설명했다.

복수의 FI(재무적투자자)·SI(전략적투자자)가 HPSP 인수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PSP는 반도체 전 공정에 필요한 열처리 공정(어닐링) 장비를 제조·공급하는 회사다.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되면서 반도체 웨이퍼 표면에 계면 결함이 생기는데, HPSP는 이를 비활성화하는 어닐링 장비를 공급한다. HPSP는 고압수소 어닐링 장비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특히 HPSP는 최근 예스티(YEST)가 청구한 특허 무효심판과 세 건의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 모두 승소했다.

이번 특허심판원의 심결로 HPSP는 ‘반도체 기판 처리용 챔버 개폐장치’ 지적 재산권을 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는 발판을 확고히 했다.

HPSP는 반도체 분야 알짜 소부장 업체로 꼽힌다.

반도체 노광장비를 독점하며 업계에서 ‘슈퍼을’로 불리는 네덜란드 ASML에 빗대 ‘한국판 ASML’로 지칭되기도 한다.

2019년 251억원이었던 매출액은 4년 후인 2023년 1791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9년 99억원에서 지난해 952억원으로 거의 10배나 늘었다. 올해 상반기 HPSP 매출액은 약 650억원, 영업이익은 320억원이다. HPSP의 영업이익률은 약 50%에 달한다.

HPSP 모태는 풍산의 자회사 풍산마이크로텍(PSMC)의 장비사업팀이다.

다만 풍산그룹이 2017년 크레센도에 매각하면서 주인이 바뀌었다. 크레센도는 ‘페이팔 대부’로 불리는 피터 틸 회장의 스폰서십으로 탄생한 PEF 운용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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