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줄이려면 한국형리츠 도입을"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입력 : 2024.11.05 17:51:35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대출 위주 부동산금융 바꿔야








한국은행이 가계부채를 늘리지 않으면서도 중산층과 서민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한국형 리츠(REITs·부동산 투자회사) 도입을 제안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5일 서울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한국은행-한국금융학회 공동 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해 "리츠를 활용해 주거에 필요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대출이 아닌 민간 자본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가계부채 문제를 완화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제시한 한국형 리츠는 주식회사 성격의 리츠가 아파트를 매입하고, 해당 아파트 거주자는 리츠 투자자인 동시에 임차인이 되는 구조다. 주택 수요자가 빚을 내서 집을 마련하는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고, 거주자가 리츠를 통해 아파트의 일정 지분을 간접 소유하게 되는 만큼 향후 퇴거 시 자본 이득도 기대할 수 있다. 자산 증식을 기대할 수 없었던 기존 공공 임대주택 사업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특히 매년 배당금을 지급받게 돼 임차료 일부를 환급받는 효과도 있다. 이 총재는 "가계가 주택 구입과 전세자금 마련을 위해 부채에 크게 의존한 결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에 근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대출 규제나 금리 조정만으로 디레버리징(대출 감소)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 대출에 집중된 부동산 금융 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리츠는 개인은 물론 주택도시기금, 금융투자회사들로부터 투자를 받아 자기자본을 확보하고, 주택도시기금과 민간 금융회사로부터 차입을 일으켜 주택을 확보한다. 개인이 아파트 매입이나 전세를 구할 때 발생하는 가계대출이 민간 회사의 차입금으로 전환되는 것이어서 주택 공급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증대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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