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갔다가 장바구니 반도 못채웠다”…주부들 여전히 팍팍한 살림, 왜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입력 : 2024.11.05 20:12:27
통계청 10월 소비자물가동향
물가상승률 2021년 1월이후 45개월만에 최저
5개월 연속 2%대 찍고 두달연속 1%대 안착

변동성 큰 에너지·식품 제외한 근원물가
2021년 11월이후 3년만에 1%대로

사과값 잡았더니 무, 배추 가격 폭등
농식품부 “11월 중순이후 평년수준”
1만원 육박하던 배추 소매가 4810원


[사진 = 매경DB]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1.3%는 2021년 1월에 기록한 0.9% 이후 최저치다. 소비자 물가는 코로나19 셧다운과 공급망 교란 등으로 2022년 6.3%까지 치솟았다. 올 들어선 4월부터 8월까지 2%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9~10월에 두 달 연속 1%대 상승률을 보이며 안정세를 유지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열린 경제관계차관회의에서 “석유류 가격이 하락하고 농축수산물도 1%대로 둔화되는 등 하향 안정세가 공고해지고 있다”며 “11월 물가도 석유류 가격 하락세 둔화 등 상방압력이 있겠으나 특별한 외부 충격이 없다면 2% 이내로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근원물가다. 근원물가는 변동성이 큰 식품와 에너지 관련 품목을 제외한다.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아 ‘끈적끈적’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10월 근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8% 올랐다. 근원물가가 마지막 1%대 상승률을 기록한 건 2021년 11월(1.9%)이다. 거의 3년만에 근원물가가 1%대로 떨어졌다.

일회성 요인 때문일 수도 있다. 황경임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지난달 수입차 할인판매 영향으로 수입승용차 가격이 전년동월대비 2.6%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물가가 안정세를 이어갔지만 문제는 신선채소 가격이다. 지난달 무, 배추 등 신선채소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5.7%나 뛰었다. 2022년 10월(22.1%)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체감물가가 여전히 높게 느껴지는 이유다.

[사진 = 연합뉴스]


김장 주재료인 무(52.1%), 배추(51.5%) 가격이 50% 넘게 올랐다. 상추 가격도 49.3% 올랐다. 호박과 토마도 가격도 각각 44.7%, 21.3% 뛰었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는 “10월 하순부터 기상 여건이 좋아지고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배추, 무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됐다”며 “본격적인 김장철이 시작되는 11월 중순 이후에는 더욱 안정돼 평균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9월 한 때 포기당 1만원에 육박했던 배추 소매가는 지난달 말 7422원으로 떨어졌고 4일에는 4810원까지 내려왔다. 무 소매가도 지난달 초 개당 3800원을 위협했지만 4일 3019원까지 떨어졌다. 상추 가격도 10월 중순부터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박순연 농유통소비정책관은 “철저한 농산물 작황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수급 여건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쌀 가격은 8.7% 떨어지면서 작년 1월(-9.3%) 이후 21개월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사과(-20%), 포도(-6.5%) 등 과일류 가격도 안정세를 찾았다는 평가다.

일각에선 경기 침체 우려도 나온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1%로 예상치 0.5%를 크게 밑돌았다. 내수 부진도 장기화되고 있다. 건설 불황으로 일용직 일자리도 크게 줄었다. 도·소매업 일자리 감소세도 두드러진다. 고금리 장기화로 가계 소비 여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내수 침체 우려에 대해 김 차관은 “다음달 중 소상공인에 대한 추가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온누리상품권 이용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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