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 재입성 유력 ··· 국내 투자리스크 커지나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입력 : 2024.11.06 16:23:37
NYT “트럼프 당선확률 88%”
트럼프 재집권시 관세 상승 예상
한국 수출대기업 실적에 악영향
IRA 페지·보조금 삭감 가능성도
대미 투자기업 경영 불확실성 ↑

국내 M&A 회복추세에 찬물 예상
IB업계 “트럼프 리스크 반영 실사”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서 당선이 유력한 가운데, 국내 투자은행(IB) 업계를 중심으로는 “투자환경이 더욱 녹록치 않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관세 인상·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등을 공약했기 때문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대기업 입장에선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셈이다.

트럼프 당선되면 관세 부과 ··· 수출에 악영향
Republican presidential candidate former President Donald Trump is surrounded by U.S. Secret Service agents at a campaign rally, Saturday, July 13, 2024, in Butler, Pa. (AP Photo/Evan Vucci)


뉴욕타임스(NYT)는 오후 11시(한국시간 6일 오후 1시) 기준으로 트럼프가 우세하다고 보고 당선 가능성을 88%로 내다봤다.

미 대선은 50개 주와 수도 워싱턴DC에 배정된 총 538명의 선거인단 중 과반인 270명 이상을 달성하는 자가 승리하는 구조인데, NYT는 현시점에서 트럼프의 최종 선거인단 확보 수를 301명, 해리스에 대해서는 237명으로 전망했다.

경합주인 펜실베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 앞서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이 현재 유력한 상황이다.

만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한국 기업 입장에선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공약은 ‘대중국 견제’로 요약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 제품에 60%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를 예고했다. 이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지식재산·인력·연구개발 등 중국과의 전반적인 교류 범위와 수준 자체를 억제할 계획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미국의 견제로 중국 완제품의 대미 수출이 줄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대중 수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트럼프 뜻대로 관세가 인상되면 한국의 대중 수출 연계 생산이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밖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 수입품에 대한 10% 보편적 기본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한국의 경우 미국 FTA협정에도 보편적 관세 10%p 부과될 경우 한국의 대미국 수출이 감소할 수 있다.

IRA 보조금 축소되면 국내 대기업에 피해
IRA


이밖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던 IRA법 폐기를 공약한 상황이다.

비즈니스 리더로 구성된 환경 옹호단체인 E2에 따르면 지난 2년간 한국 기업이 발표한 투자 프로젝트는 총 37개로 투자 규모는 198억4320만 달러에 달한다.

이를 통해 미국에 창출하는 일자리 수는 1만6183개다. 한국은 전 세계 국가 가운데 일본에 이어 미국에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의 투자를 계획을 밝힌 국가이며, 미국의 최다 일자리 창출 국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IRA법을 폐지하면, 보조금을 받지 못해 국내 기업에겐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다만 IRA 투자가 공화당주에 집중되고 있고, 하원의원 18명이 IRA 폐지 반대 의사를 밝힌 상황이어서 IRA 전면폐지보다는 보조금 축소와 같은 제한적 조치 가능성이 더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IB업계 “국내 투자리스크 더 면밀하게 살펴야”
러스트벨트서 연설중인 트럼프


IB업계선 국내 투자리스크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인수합병(M&A) 사례가 점차 늘고 있지만, 아직 2021년 전고점을 회복하기엔 부족한 상황이다.

이 상황서 국내 경제생태계 상단에 있는 대기업이 트럼프 재집권으로 인해 수출 증가가 부진할 경우, 투자업계 입장에선 트럼프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

한 외국계 컨설팅사 임원은 “최근 기업 실사 과정에서 트럼프 리스크를 별도로 만들어서 보수적으로 실사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라며 “인수측에서도 앞으로 보수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최근 국내 M&A는 폐기물·가스와 같은 유틸리티 산업, 즉 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산업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저금리 마지막 시기였던 2021년 투자했던 플랫폼 이커머스 등 신산업 분야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투자손실로 이어지자, 투자자들이 ‘돈이 되는 산업’을 위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비철금속 제련 분야 글로벌 1위인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에 나선 것도, 국내 신산업 분야서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에 유틸리티성 기업에 투자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IB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재집권으로 수출이 제약되는 상황서 국내 투자리스크가 더욱 더 커졌다”라며 “국내 투자금액이 대폭 늘어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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