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인력 인사관리로 기업 채용 돕죠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입력 : 2024.11.06 17:43:05 I 수정 : 2024.11.06 19:25:12
입력 : 2024.11.06 17:43:05 I 수정 : 2024.11.06 19:25:12
장애인 취업 지원 … 김민지 브이드림 대표
80가지 항목 테스트 통해
직무·수행능력별 인력관리
최적의 맞춤형 취업으로
디자인·마케팅 분야도 진출
의무 고용 꺼리던 기업들
우수 채용 기업으로 변신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는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과 자기결정권 강화를 위해 1991년부터 시행한 제도다. 국가·지방자치단체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공공기관·민간기업이 의무고용의 주체다. 100인 이상 기업은 장애인 고용 인원이 의무고용 인원에 미달할 경우 부족 인원당 월 최대 206만원가량의 부담금을 내야 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의무 불이행 기업들이 낸 부담금은 8300억원에 달한다.
2018년 김민지 대표가 창업한 '브이드림'은 장애인 특화 재택근무 시스템 '플립'을 통해 장애인의 노동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별도의 직무매칭 서비스를 통해 기업들의 장애인 채용 문턱을 낮추고, 장애 예술인들의 작품도 굿즈 형태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김 대표는 "국내 장애인 인구는 등록장애인 기준 2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 수준"이라며 "이 중 88%가 후천적 원인에 의해 장애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출생·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장애인의 직무 능력 활용은 한국 경제에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이드림의 서비스는 장애인 근로자가 실제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80가지 항목에 대한 테스트를 통해 직무 영역과 수행 능력을 세분화한 후 최적의 업무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장애인 인공지능(AI) 직무매칭 플랫폼 사업을 따내면서 확보한 장애인 74만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 수준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플립은 분석 결과를 활용한 별도의 인사 관리 서비스다. 장애 유형별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맞춤 조성해 개별 근로자의 직무 수행 능력을 극대화한다. 기본적인 노무 관리는 물론 다자간 영상채팅, 쪽지 같은 실시간 소통도 가능하다. 개발 초기에는 재택근무용 서비스라는 점에서 많은 사업장이 도입을 꺼렸지만 팬데믹을 계기로 오히려 실용성을 체감하고 문의하는 곳이 늘었다고 한다.
직무매칭 분야는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사회공헌을 위한 단순 업무를 넘어 직무 적합성에 따라 디자인이나 개발, 마케팅 직렬에서도 실질적인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빅데이터 구축을 위한 데이터 라벨링 업무는 자폐성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뛰어난 업무 능력을 보이면서 비장애인 아르바이트 직원 30명을 전원 장애인 직원으로 교체한 사례도 생겼다.
기업 평가에서 환경·책임·투명경영(ESG)이 중요한 지표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의 문의도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롯데그룹, SK, 야놀자, 신한라이프, 차병원그룹 등의 기업이 주요 고객사다. 브이드림의 서비스를 통해 고용부담금을 내던 기업이 장애인 우수 채용 기업으로 전환한 사례도 있다. 2020년 30억원대 부담금을 납부했던 홈플러스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브이드림을 통해 채용에 성공한 장애인이 3000명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해외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한국 외에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운영하는 국가에서도 충분히 소구력을 보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몽골·베트남을 비롯한 일부 국가와는 정부 차원의 업무협약 체결 등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고령화와 지역 인구 소멸 추세에 맞춰 디지털안심케어를 비롯해 커뮤니티 플랫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케어 서비스 같은 유관 분야로의 사업 확장도 장기적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회사 초기에는 '장애인을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한다'는 오해도 받았지만 장애인 당사자가 회사 서비스를 통해 취업에 성공하고 추천하며 지금은 팬덤도 생겼다"면서 "후천적 장애인이 절대다수인 상황에서 장애인을 사회 구성원의 하나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80가지 항목 테스트 통해
직무·수행능력별 인력관리
최적의 맞춤형 취업으로
디자인·마케팅 분야도 진출
의무 고용 꺼리던 기업들
우수 채용 기업으로 변신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는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과 자기결정권 강화를 위해 1991년부터 시행한 제도다. 국가·지방자치단체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공공기관·민간기업이 의무고용의 주체다. 100인 이상 기업은 장애인 고용 인원이 의무고용 인원에 미달할 경우 부족 인원당 월 최대 206만원가량의 부담금을 내야 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의무 불이행 기업들이 낸 부담금은 8300억원에 달한다.
2018년 김민지 대표가 창업한 '브이드림'은 장애인 특화 재택근무 시스템 '플립'을 통해 장애인의 노동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별도의 직무매칭 서비스를 통해 기업들의 장애인 채용 문턱을 낮추고, 장애 예술인들의 작품도 굿즈 형태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김 대표는 "국내 장애인 인구는 등록장애인 기준 26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 수준"이라며 "이 중 88%가 후천적 원인에 의해 장애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출생·고령화로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장애인의 직무 능력 활용은 한국 경제에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브이드림의 서비스는 장애인 근로자가 실제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80가지 항목에 대한 테스트를 통해 직무 영역과 수행 능력을 세분화한 후 최적의 업무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장애인 인공지능(AI) 직무매칭 플랫폼 사업을 따내면서 확보한 장애인 74만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 수준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플립은 분석 결과를 활용한 별도의 인사 관리 서비스다. 장애 유형별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맞춤 조성해 개별 근로자의 직무 수행 능력을 극대화한다. 기본적인 노무 관리는 물론 다자간 영상채팅, 쪽지 같은 실시간 소통도 가능하다. 개발 초기에는 재택근무용 서비스라는 점에서 많은 사업장이 도입을 꺼렸지만 팬데믹을 계기로 오히려 실용성을 체감하고 문의하는 곳이 늘었다고 한다.
직무매칭 분야는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 사회공헌을 위한 단순 업무를 넘어 직무 적합성에 따라 디자인이나 개발, 마케팅 직렬에서도 실질적인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빅데이터 구축을 위한 데이터 라벨링 업무는 자폐성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뛰어난 업무 능력을 보이면서 비장애인 아르바이트 직원 30명을 전원 장애인 직원으로 교체한 사례도 생겼다.
기업 평가에서 환경·책임·투명경영(ESG)이 중요한 지표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들의 문의도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롯데그룹, SK, 야놀자, 신한라이프, 차병원그룹 등의 기업이 주요 고객사다. 브이드림의 서비스를 통해 고용부담금을 내던 기업이 장애인 우수 채용 기업으로 전환한 사례도 있다. 2020년 30억원대 부담금을 납부했던 홈플러스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브이드림을 통해 채용에 성공한 장애인이 3000명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해외 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한국 외에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운영하는 국가에서도 충분히 소구력을 보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몽골·베트남을 비롯한 일부 국가와는 정부 차원의 업무협약 체결 등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고령화와 지역 인구 소멸 추세에 맞춰 디지털안심케어를 비롯해 커뮤니티 플랫폼, 사회적 약자를 위한 케어 서비스 같은 유관 분야로의 사업 확장도 장기적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회사 초기에는 '장애인을 이용해 돈을 벌려고 한다'는 오해도 받았지만 장애인 당사자가 회사 서비스를 통해 취업에 성공하고 추천하며 지금은 팬덤도 생겼다"면서 "후천적 장애인이 절대다수인 상황에서 장애인을 사회 구성원의 하나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