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거면 은행 이름은 왜 있는지”…인뱅, 역대급 실적에도 울상인 이유

김민주 매경닷컴 기자(kim.minjoo@mk.co.kr)

입력 : 2024.11.19 14:11:37
상반기 이어 3Q 실적 사상 최대치 기록
‘중저신용자 포용’ 명목 역차별 규제에 발목
무수익여신·비상금대출 등 악성채무 증가세
개인사업자 대출 선회…상환 리스크 여전


인터넷전문은행 3사. (왼쪽부터)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이 역대급 실적파티에도 좀처럼 웃지 못하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리기 위한 금융당국의 역차별 규제가 이들의 발목을 잡았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토스뱅크·카카오뱅크 등 국내 인뱅 3사는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데 이어 3분기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27.3% 늘어난 3556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케이뱅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0.2% 성장한 1224억원에 달했다. 토스뱅크는 3분기까지 343억8700만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부터 5분기 연속 흑자로, 올해 토스뱅크는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같은 기간 부실대출 규모가 확대되고 수익성 지표가 악화돼, 빛 좋은 개살구격 성적표에 그쳤단 평이 나온다.

그 배경엔 중저신용자 포용 및 대출사업 억제를 명목으로 한 당국의 역차별성 규제가 자리한다.

인뱅의 설립 목적은 그동안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중저신용자들과 금융소외계층에게 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서비스를 하는 ‘금융포용’에 있다. 이의 일환으로 인뱅은 총대출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인 30%를 달성해야한다.

이로 인해 인뱅은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아 대출이 늘었다해도 오히려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커지는 구조가 형성됐다. 인뱅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2분기 기준으로 카카오뱅크 32.4%, 케이뱅크 33.3%, 토스뱅크 34.9%로 집계됐다.

인뱅 3사의 악성 채무는 지속 증가 증세를 보이고 있어 관련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인뱅 3사의 올 상반기 기준 돈을 회수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무수익여신’ 잔액은 53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5% 증가했다.

특히 인뱅은 상환 능력이 부족한 20대 이하 차주의 연체율이 늘고 있다. 인뱅 3사의 지난 8월 말 기준 신용대출 연체액은 3944억원으로, 3년 전인 2021년 말(675억원) 대비 약 484% 증가했는데, 이 중 20대 이하의 신용대출 연체액은 같은 기간 약 440% 늘었다.

또 지난 8월 말 기준 인뱅 3사의 비상금대출 연체 잔액은 317억3100만원으로 전체 연체 잔액의 67%에 달했다. 비상금대출은 최대 300만원까지 연 5∼10% 금리로 빌릴 수 있는 상품이다.

인터넷전문은행 대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올 초 인뱅은 수익성 보완을 위해 ‘대출 갈아타기(대환)’ 사업을 확대했는데, 당국의 비판을 받고 제동이 걸렸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은 “인뱅이 가장 손쉽게 자산·수익을 성장시킬 방법은 주담대를 대환으로 끌어오는 것인데 대환은 다른 은행이 심사해서 이자 잘 내던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주면서 뺏어오는 것”이라며 “이런 영업은 금융당국이 생각했던 혁신·포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질책한 바 있다.

당국의 눈총을 피해 최근 인뱅은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로 수익구조를 재정비하고 나섰다. 이마저도 인터넷은행들은 법률상 대기업에 대한 대출이 금지돼, 중저신용자와 같이 상환 리스크가 존재하는 개인사업자 위주로 사업을 전개해야한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최근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을 늘리는 것은 인뱅의 초기 도입 목적인 상생금융 실천에 있다”면서 “해당 분야에선 장기간 이어진 고물가 영향에 재정난을 겪는 차주들이 많아 상환 안정성에 대한 대내외 우려가 적진 않지만, 이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 및 수익성 고도화 과정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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