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로그룹, 대경기계기술과 헤어질 결심
입력 : 2023.05.12 15:49:59
제목 : 큐로그룹, 대경기계기술과 헤어질 결심
520억에 경영권 지분 매각…기준주가 대비 5% 할인율 적용
권경훈 회장 개인회사 케이파트너스 지분, 매각대상 미포함[톱데일리] 큐로그룹이 큐로(옛 대경기계기술) 매각 절차에 착수했다. 큐로그룹 산하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이하 큐캐피탈)가 대경기계기술에 투자한 지 16년만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큐로그룹 산하 계열사인 큐캐피탈, 큐로컴, 지엔코, 큐로에프앤비, 김동준 큐로그룹 부회장 등은 보유 큐로 주식 전량을 PEF 운용사 케이아이비프라이빗에쿼티(KIB PE)에 총 520억원에 매각한다. 잔금은 오는 7월 11일 납입될 예정이다.
이들이 갖고 있는 큐로 주식수는 총 8640만여주로, 발행주식수 대비 37%에 해당한다. 거래가 종결되면 큐로의 최대주주는 큐로컴에서 KIB PE로 변경된다.
경영권 지분을 포함하는 거래지만 큐로그룹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는 대신 오히려 기준 주가 대비 할인된 가격에 큐로를 넘기기로 결정했다. 외부평가기관이 평가한 큐로의 기준주가는 634원이며 이번 딜의 주당단가는 602원으로 약 5%의 할인율이 적용됐다.
큐로가 큐로그룹 산하로 편입된 건 지난 2017년 7월이지만 인연의 시작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큐캐피탈은 PEF '국민연금07-1 기업구조조정조합QCP12호'를 통해 대경기계기술 지분 67.59%를 약 2200억원에 취득했다. 하지만 큐캐피탈은 투자 후 10년이 지나도록 대경기계기술 매각하지 못했다. 플랜트 산업 업황 부진으로 대경기계건설 실적이 내리막을 걸었기 때문이다. 결국 큐캐피탈은 대경기계기술을 최대주주 지엔코의 최대주주인 큐로컴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부실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국민연금 등 출자자(LP)에게 투자 회수 방안을 마련해줬다.
큐로그룹은 대경기계기술을 소화하기 위해 적지 않은 출혈을 감수했다. 2017년 6월말 기준 큐로컴이 보유한 별도기준 현금성자산은 85억원 남짓에 불과했다. 대경기계기술 인수를 위해 권경훈 큐로그룹의 회장의 개인회사 케이파트너스가 유상증자를 통해 200억원을 큐로컴에 지원했다. 또한 2017년말 권 회장과 김동준 당시 큐캐피탈 대표는 개인 자격으로 대경기계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해 110억원어치의 보통주를 매입했다. 권 회장과 김 대표가 투자 실패를 벌충하기 위해 사재를 턴 형국이었다.
대경기계기술 투자 실패로 위태로워진 큐캐피탈도 그룹의 지원을 받았다. 큐로컴이 지엔코에, 이어 지엔코가 큐캐피탈에 유상증자를 연달아 진행하는 방식으로 돈을 내려 큐캐피탈은 410억원의 현금을 확충할 수 있었다. 큐캐피탈은 이중 100억원을 대경기계건설 전환사채(CB) 인수에 다시 투입했다.
큐로그룹은 대경기계기술 사명을 큐로로 변경하고 전기자동차 사업에도 진출했지만, 실적은 좀처럼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큐로는 부실사업부문을 정리하고 토지 등 유형자산을 처분하는 다년간의 체질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큐로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50억원, 당기순이익 118억원이라는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대경기계기술 부활작전'에는 전사적인 희생이 뒤따랐다. 계열사들이 십시일반으로 큐로에 유동성을 불어넣었고, 이런 이유로 최초 인수자였던 큐로컴 외에 다양한 계열사가 큐로 지분을 나눠 보유하게 됐다.
큐로에 사재를 털어 넣은 권 회장의 회수 성과도 관심사다. 인수 당해 권 회장은 100억원을 들여 주당 500원에 큐로 주식 2000만주를 확보했다. 2020년 7월 무상신주 취득으로 권 회장 보유 주식수는 2800만주로 증가했다. 이후 권 회장은 2800만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2021년부터 2022년 3차례에 걸쳐 매각해 136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집계된다.
다만 권 회장 주식 1500만주를 케이파트너스가 인수한 만큼 투자금회수(엑시트)가 완전히 종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번 인수·합병(M&A) 계약에 케이파트너스 보유 지분은 매각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향후 케이파트너스는 큐로 주가 추이를 지켜보면서 회수 시점을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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