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주 신고가 경신하며 질주 외국인 올들어 6000억 담아 기존 주력사업인 가전 호조 올해 영업이익 두배로 늘 듯 신사업 전장도 성장 기대감 수주잔액 100조 규모로 확대
기존 주력 사업(가전)과 신사업(전장부품) 성장 기대감에 LG전자가 5일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고공 행진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따라 연일 저점을 경신하던 작년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기존 주력인 가전(H&A) 사업과 신사업인 전장부품(VS·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에서 고른 성장이 기대된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33% 상승한 12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작년 3월 3일(12만7500원)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장 중반 12만8900원(4.71%)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기존 12만5500원)도 갈아치웠다. LG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47.05% 급등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LG전자를 605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LG전자 주가는 지난해 37% 하락했다. '캐시카우'인 가전부문 수요가 내림세로 돌아선 가운데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자재 가격·물류비 상승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올 들어 LG전자의 실적 기대치가 재차 높아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3조5510억원) 대비 24% 성장한 4조4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말 집계된 예상치(3조9338억원)보다 12%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률도 5.1%로 반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장 이익 성장을 이끄는 사업은 LG전자가 전통적으로 주력하고 있는 가전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연간 가전사업 영업이익은 전년(1조1300억원)의 2배 수준인 2조309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는 데다 기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에서 기업 간 거래(B2B)로 사업을 넓히며 매출처를 다변화하고 있는 영향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전 매출이 2019년 20조원을 넘어선 이후 4년 만에 점유율 확대로 3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스템에어컨과 빌트인 가전 등 B2B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먹거리인 전장사업 성장세도 주가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가 집중되면서 2025년에는 가전에 이어 LG전자 2대 사업부문으로 부상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LG전자의 전장부문 이익 규모는 지난해 1700억원에서 올해 2730억원, 내년 3940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2021년 60조원, 지난해 80조원이던 전장부문 수주 잔액이 올해 100조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센터장은 "전기차 부품 수주 증가로 전장부품 매출이 역대 최대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전장사업 부문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향후 주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LG전자 목표주가로 16만8000원을 제시한 하나증권은 전장사업 가치를 반영해 재평가하면 19만5000원까지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기차 모터 등을 공급하는 합작법인(JV)인 마그나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자동차 3사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한 마그나의 실적 기여도가 2025년부터 본격화된다"며 "전장사업 부문 내에서도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과 동행할 가능성이 높은 마그나에 대한 가치 반영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