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수요 많아" 대형 스팩 상장 봇물

오대석 기자(ods1@mk.co.kr)

입력 : 2023.06.12 17:36:23 I 수정 : 2023.06.12 19:50:07
300억 이상 IPO 도전 속도
KB스팩24호 13일 수요예측




최근 공모액 100억원 내외 중심으로 형성됐던 국내 스팩(SPAC) 시장에서 연이어 300억원 이상 대형 스팩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스팩 상장은 서류상 기업(페이퍼컴퍼니)을 만든 뒤 인수·합병(M&A)해 비상장 기업을 상장하는 방식이다. 스팩 상장 제도가 소형 중심에서 벗어나 기업 규모별로 활성화돼 제도가 안착하는 토대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13~14일 공모 규모가 320억원인 'KB스팩24호'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KB증권은 최근 6개월 내 KB제20호스팩과 옵티코어의 합병을 성사시켰고, 또 다른 스팩에 대해서도 2개 합병청구서를 제출하는 등 스팩 합병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했다. 같은 날 NH투자증권도 대형 스팩인 'NH스팩29호'에 대한 청약을 실시한다. NH스팩29호는 공모액이 255억원 규모로, 지난 7~8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그동안 상장됐던 다수의 스팩이 공모액 100억원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 대형 스팩의 상장 도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공모액 규모를 감안하면 기업가치가 3000억원 수준인 기업의 상장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팩은 증시가 위축된 시기에도 상대적으로 용이한 시장 진입 경로를 마련해줘 기업들에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다. 일정 기한 내 합병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투자자에게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는 안정성 덕분에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클 때 인기가 높다. 기업 입장에선 스팩 상장은 성장성보다 재무적 안정성이 큰 기업,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은 기업 등에 매력적인 자금 조달 경로가 될 수 있다.

그간 스팩 상장은 소형에 치중됐다. 대형 스팩의 경우 그에 걸맞은 합병 대상 기업을 물색하는 것에 대한 우려 탓에 활발하지 않았다. 이달 상장의 문을 두드리는 NH스팩29호와 KB스팩24호 모두 지난 3월 한 차례 상장을 철회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대형 스팩에 대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 430억원 규모의 초대형 스팩인 하나금융25호 스팩이 2차전지 검사 솔루션 기업 피아이이와 합병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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