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사전에 ‘무더기 하한가’ 위험성 감지...결국 거래정지에 신용거래 중단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입력 : 2023.06.15 15:38:32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증시에서 ‘무더기 하한가’로 추락한 5개 종목에 대해 일부 증권사는 이미 작년 말부터 해당 종목을 신용거래 불가 종목으로 지정해 관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해당 종목의 펀더멘탈·수급·매매의 이상 징후가 사전에 포착됐던 것이다. 나머지 증권사들도 서둘러 해당 종목의 거래와 신용융자를 일제히 중단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동일산업, 대한방직, 방림, 동일금속 등 4개 종목을 작년 12월 19일 신용거래 불가 종목으로 지정했다. 만호제강의 경우 지난 달 3일 신용거래 불가 종목으로 변경했다. 증권사들은 신용공여와 미수거래 제한 종목 변경 내용을 매일 홈페이지에 공지한다.

KB증권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해당 종목의 증거금률을 기존 30~40%에서 100%로 상향 조정하고 신용대출 종목군에서 제외했다”며 “신용거래 불가 종목은 일반적으로 유통주식수 대비 가격변동성이 크거나, 일평균 거래량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4일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5개 종목은 모두 유통주식수와 거래량이 적은 게 특징이다. 이들의 유동주식 비율은 평균 44%, 일평균 거래량(올해 1~5월 기준)은 평균 6만주였다. 유동주식 비율은 발행주식수 중에서 실제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주식수의 비중을 말한다. 유동주식 비율은 만호제강이 54% 가장 높았고, 동일금속이 34%로 가장 낮았다. 일평균 거래량은 방림이 24만주로 가장 많았고, 동일산업이 3000주로 가장 적었다.

지난 4월 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사태로 하한가를 기록한 8개 종목보다도 이번 5개 종목이 더 취약했던 셈이다. 지난 8개 종목에 대해서는 증권사가 신용거래 불가 종목으로 지정한 적은 없었다. SG 사태 이후 신용거래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진 것도 한몫한다.

아울러 한국투자증권은 동일산업, 동일금속, 방림, 대한방직 등 4개 종목을 지난 4월 28일부터 신용대출 불가 종목으로 지정했으며 만호제강은 지난 달 17일부터 신용 제한 조치를 내렸다. 신한투자증권도 지난 4월 말 5개 종목을 신용거래 불가 종목으로 올렸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달 5개 종목의 신용거래 중단 등을 조치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지난 달 12일과 15일에 총 12개 종목을 신용거래 불가 종목으로 지정했는데 해당 종목이 모두 포함됐다”며 “신용거래 불가 종목 지정은 기업에 문제가 생기거나 수급이나 매매 등 이상 징후가 생기면 종합적으로 판단해 내리는 일상적인 업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형 증권사들은 선제적 조치를 취했음에도 ‘무더기 하한가’가 터진 날 많은 매도 물량이 나왔다. 지난 14일 5개 종목의 매도 상위 창구를 보면 공통으로 미래에셋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올라 있다. 해당 종목의 기존 신용거래 잔고가 이미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증권사들은 이날부터 해당 종목을 신용거래 불가 명단에 올렸다. NH투자증권은 뒤늦게 전날 오후 6시부터 5개 종목에 대해 신용융자 매수를 중단하고 위탁증거금 100% 징수 종목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과 하나증권은 이날부터 이들 5개 종목을 신용융자 매수 불가 명단에 올리고 위탁증거금 100% 징수 종목으로 지정했다. 대신증권도 이날부터 만호제강, 방림, 동일산업, 동일금속 등 4개 종목에 대한 신규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SG사태와 달리 이번에는 금융감독당국도 발빠르게 조치에 나섰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이날부터 5개 종목에 대해 해제 필요시까지 매매거래를 정지했다. SG사태 때에는 거래정지가 없었기 때문에 일부 종목은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맞기도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 SG사태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시장안정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신속하고 선제적으로 조치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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