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옛날이여" 진단키트株 시총 80% 증발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입력 : 2023.06.19 17:31:38 I 수정 : 2023.06.19 20:10:59
에스디바이오센서·씨젠
실적부진 전망에 급락세
올 외국인 매도세 이어져
백신주 SK바사도 적자 우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자 국내 진단키트 관련주 주가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영업손실 현실화 우려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시가총액이 최고점 대비 80% 이상 증발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진단키트 대장주 에스디바이오센서 주가는 올해 들어 53% 하락했다. 지난해 초 8조1000억원에 달했던 시총이 현재 1조4790억원으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씨젠, 휴마시스 주가도 같은 기간 각각 13%, 34% 떨어졌다.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 주가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기록한 역사적 고점에서 각각 82%, 85% 급락했다.

수급 상황도 좋지 않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 에스디바이오센서, 씨젠 주식을 각각 누적 380억원, 29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팬데믹 때 20%를 훌쩍 넘었던 씨젠의 외국인 보유율은 현재 12%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엔데믹 전환에 따른 진단키트 실적 부진이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포트폴리오에서 진단키트가 포함된 면역화학진단 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은 90%에 달한다. 씨젠의 경우에도 코로나19 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은 57%로 높은 편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2조6592억원에 달했던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면역화학진단 사업 부문 매출액은 올해 2119억원으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력 사업 악화로 인해 전체 실적도 나빠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올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매출액은 8106억원으로 전년 대비 7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583억원의 적자 전환이 우려된다.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는 1조1466억원에 달했는데 불과 1년 새 손실로 바뀌는 셈이다. 씨젠의 올해 추정 매출액도 3562억원으로 지난해(8536억원) 대비 5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영업이익은 12억원으로 99% 급감이 전망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경우 이달 중순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됐다. 앞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체외진단 업체인 '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를 약 2조원에 인수했는데 자금 일부를 유상증자를 통해 메우겠다는 취지다.

유상증자는 주가 흐름에 악재 요소로 평가된다. 주식 수가 늘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계열사인 바이오노트가 이번 유상증자에 2600억원 규모로 참여하겠다고 밝혔지만 주가 내림세는 막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진단키트 관련주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키움증권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목표주가를 종전 4만5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하향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씨젠의 목표주가를 기존 2만9000원에서 2만5800원으로 내렸다.

실망 매물이 쏟아진 상황에서 시장은 비(非)코로나 사업 매출 증진을 기대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에는 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 인수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씨젠은 코로나19 외 호흡기, 여성 건강, 소화기 등의 진단 제품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기대된다. 올해 1분기 비(非)코로나 부문 진단 제품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8% 상승했다.

한편 코로나19 백신주로 주목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 실적도 올해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915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올해 9% 올랐지만 상장 후 최고점 대비 77% 하락한 상태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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