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해·우박 이어 과수화상병 피해…강원 농민 '삼중고' 시름
과수 농가 세균병 확산 조짐…4개 시군서 6개 농가 확진 판정냉해·우박 피해 면적 총 1천㏊ 넘어서…이상 기후로 기록적 수치
양지웅
입력 : 2023.06.21 13:59:45
입력 : 2023.06.21 13:59:45

[농촌진흥청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춘천=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강원지역 농가들이 냉해(저온 피해)와 우박에 이어 과수화상병 피해까지 겹쳐 삼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여름 들어 과수 농가에 세균병 확산 조짐이 보여 철저한 예찰과 방제가 과제이다.
21일 도 농정 당국에 따르면 이달 16일 양구와 정선의 사과 재배 농가 총 4곳, 2.5㏊(2만5천㎡)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특히 양구군에서 화상병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 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하는 세균병으로 이 병에 걸리면 식물의 잎, 꽃, 가지, 줄기, 과일 등이 붉은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며 마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약제가 없어 농가에 5% 이상 발생하면 해당 과수원 전체를 매몰 처리해야 한다.
양구 사과·배 재배면적은 226개 농가 300㏊, 정선은 341개 농가 260.8㏊다.
과수화상병이 발생 과수원 반경 2㎞ 안에는 총 41개 농가가 있다.
농촌진흥청과 도 농업기술원, 각 시군농업기술센터는 지역 과수원에 대한 정밀 예찰을 실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지난달 18일 원주 문막읍의 배·사과 재배 농가 2곳에서도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이달 13일에는 화천 사내면 사과 농가에서는 세균병의 일종인 가지검은마름병이 발생해 매몰 작업에 들어갔다.
과수화상병은 2018년 원주와 평창에서 도내 처음으로 발병해 해를 거듭할수록 영월, 홍천 등으로 퍼졌다.
과수화상병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주로 발생해 올해 원주·정선·양구 외에 추가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과수화상병은 대부분 작년에 발생한 곳의 인근에서 재발하는 만큼 작업 도구 소독과 예방 약제 살포가 필요하다"며 "의심 증상을 발견한다면 즉시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지난 4월 이상 기후에 따른 농작물 냉해 피해도 심각했다.
강원도는 올 3월 최고 24도에 달하는 이상 고온에 이어 4월 초 서리가 내렸다.
배·사과·자두 등 과수가 평년보다 2주 정도 일찍 꽃망울을 터뜨린 상태에서 서리를 맞아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다.
도가 잠정 집계한 냉해 피해 면적은 422.9㏊로 축구장 600여개 넓이에 달했다.
극심한 냉해 피해가 발생했던 재작년 피해 면적 347.8㏊를 이미 넘어선 수치다.
설상가상으로 이달 초에는 우박까지 쏟아져 기록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0∼11일 이틀간 도내 곳곳에는 어른 손톱 크기의 우박이 집중적으로 떨어졌다.
도가 최근까지 집계한 피해 면적은 623.4㏊다.
우박 피해가 극심했던 2017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평창이 239㏊로 가장 넓었고 원주가 233.6㏊로 뒤를 이었다.
정선에서도 50㏊의 피해가 발생했다.
과수, 배추, 고추, 옥수수 등 성장기 작물이 폭격을 맞은 듯 망가졌고, 일부 농민은 수확을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다.
평창에서 배추를 기르는 한 농민은 "재작년에는 무름병이 돌아 배추가 다 넘어지면서 밭에 다 내다 버렸는데 올해는 우박이 쏟아져 배춧잎이 다 망가졌다"며 "보기 흉해서 팔지도 못하고 출하를 포기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도는 내일까지 우박 피해를 접수해 국가재난관리시스템에 등록한 뒤 복구 비용을 확정해 지원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yangdo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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