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속도 내는 OCI, 연내 마무리할까

입력 : 2023.08.14 08:00:08
제목 : 지주사 속도 내는 OCI, 연내 마무리할까
기존 주주 공개매수 참여 여부 관건…부광약품 등 지분 확보 '고심'

[톱데일리] OCI홀딩스의 지주사 전환 시계추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인적분할한 OCI를 자회사로 품고 지배구조 개선을 서둘러 지주사 체제를 서둘러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지주사 자격 요건에 따라 OCI 외에도 다른 자회사들에 대한 지분 정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연내 지주사 전환을 완료할지 주목된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규모기업집단 소속회사 변동 현황'에 따르면 OCI는 재계 서열 37위로 올해 4월 발표 당시보다 1계단 올랐다. 화학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이회림 명예회장이 창업한 OCI는 이수영 회장을 거쳐 오너 3세 이우현 회장이 사업을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 공개매수 임박…지주사 전환 '한 발짝'

올해 들어 OCI그룹이 지주사 전환에 도전하면서 새 출발 기회를 다지고 있는 만큼 이를 지켜보는 재계의 관심도 뜨겁다. 올해 5월 기존 OCI는 인적분할해 OCI홀딩스(존속법인)와 OCI(신설법인)로 분할했다. 오는 9월까지 OCI홀딩스가 OCI 지분을 공개매수로 확보해 연내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공개매수로 기존 OCI 주주들로부터 현물출자를 신청받고, 현물출자를 한 주주들에게 OCI홀딩스의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기간은 8월 31일부터 9월 20일까지로, 공개매수 가격은 지난달 31일 13만9000원으로 확정됐다. 지난 11일 종가기준 12만9600원 대비 약 7.3% 높은 수준이다.

비슷한 시기 지주사 전환을 시도하는 동국홀딩스(구 동국제강)와 같은 방식이다. 동국홀딩스는 지난 6월 신설법인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을 분할하고 오는 11월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다. 마찬가지 공개매수 방식으로 9월까지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지분 각각 25.9%를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OCI홀딩스는 OCI 지분 1.26%를 보유하고 있다. 공개매수가 예정대로 끝난다면 OCI홀딩스의 OCI 지분율이 46.26%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OCI홀딩 스에 따르면 만일 공개매수가 실패하면 추후 다시 OCI 지분 확보를 위한 방안을 검토해서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OCI홀딩스가 OCI 지분을 늘리는 작업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성립 요건을 충족하기 위함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의 경우 상장 자회사를 소유하려면 지분을 최소 30% 이상 확보해야 할 뿐 아니라, 자회사 지분가액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 이상이어야 한다.

사실 지주사 전환은 3개 독립 소그룹으로 나뉘어 지배구조가 불안한 OCI그룹의 숙원 사업이다. 이우현 회장은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해 그룹 전반의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라며 "사업별 전문성 강화 및 최적화 투자 전략으로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강조했다.

명분은 태양광 폴리실리콘 사업에 가려져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화학 사업을 분할해서 키우겠다는 목표였다. OCI홀딩스가 그룹 투자 계획을 총괄하는 지주사인 동시에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맡고, 떼어낸 OCI가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등 화학소재 사업을 담당하는 식의 구상이다.

실제로 그간 OCI 기업가치는 저평가를 받아온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OCI는 지난해 매출 4조6710억원, 영업이익 981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주가에 큰 변동이 없었다. OCI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5배 수준에 불과해 최대 7배에 달하는 해외 에너지 경쟁사들보다 기업가치가 낮게 형성돼 왔다.

◆ 기존 OCI 주주 참여 여부 관건…자회사 지분 정리도 과제

OCI홀딩스가 공개매수 기간 동안 OCI 지분 확보에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OCI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현재 OCI는 이우현 회장(5.04%) 포함 이화영 유니드 회장(5.43%), 이복영 SGC그룹 회장(5.40%)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총 23.49%에 달한다. 이들의 참여 여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물론 오너일가들은 대부분 지분 전량 현물출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OCI 주식을 OCI홀딩스 주식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사 지배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주주 입장에서 핵심 사업회사 OCI를 두고 주가 상승 요인이 불확실한 OCI홀딩스의 지분을 취득할 유인이 없다.

OCI홀딩스가 성공적으로 OCI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공정거래법상 리스크 해소 차원에서 추가 해결 과제가 남아 있다. OCI홀딩스는 지난해 제약 바이오 기업 부광약품에 1461억원을 투입해 현재 10.9%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인데, 지주사로 전환하면 공정거래법 규정상 부광약품 지분을 3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현재 OCI가 보유한 부광약품 주식 수는 총 770만여주다. 공정거래법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상장주식수 7106만3049주의 30%에 해당하는 2132만여주를 확보해야 한다. 결국 지분율 20%포인트(p) 상당의 1362만주를 추가로 매입해야 하는데 시세로 약 1000억원 상당을 추가 마련해야 한다.

합작사 비앤오바이오 청산 등 관련 사업은 정리했지만 아직 부광약품 지분 확보에 대한 방안은 세워지지 않았다. OCI홀딩스는 지난 7월 말 증권신고서에서 "지주사 전환 일로부터 2년 내 부광약품 지분을 추가 취득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아직 추가 취득 방안 실행 여부, 시기 및 방법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비상장 자회사 행복도시태양광발전소 처리 문제도 남아있다. 지주사는 비상장 자회사 지분 50%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OCI홀딩스가 보유한 행복도시태양광발전소 지분율은 40%(5만5360주)로 지분을 추가로 10%포인트(p) 이상 매입하거나 아니면 아예 보유하고 있는 지분 전량을 매각해야 한다.

행복도시태양광발전소는 연매출 6억원 수준의 기업이란 점에서 정리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OCI홀딩스는 "2023년 하반기 또는 2024년 중 행복도시태양광발전소 지분 매각을 통해 지분관계를 해소할 계획"이라며 "다만 아직 지분 관계 해소 방안 실행 여부, 시기 및 방법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4.15 15:30
OCI홀딩스 60,900 300 -0.49%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4.16 05:28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