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국채 올 첫 4%’ 금리 연중 최고

강봉진 기자(bong@mk.co.kr)

입력 : 2023.09.20 14:43:56
수십년만 최고 수준 美 국채 금리
3·5년 등 전영역대 금리 동반 상승
CD금리 8개월만 3.8%대
CP금리 6개월만 4%대
은행채 이어 한전채도 수급 우려도


국고채 3년, 10년 올해 금리 추이.<자료=금융투자협회>


국내 3·5년·10년 등 주요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미국 국채 금리가 유가 상승세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을 앞두고 수십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국고채 금리도 동반 상승한 셈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고채 3년, 5년, 10년 고시금리는 각 3.916%, 3.95%, 3.999%를 기록했다. 이전 연중 최고치는 각 3.891%(9월18일), 3.934%(9월18일), 3.986%(8월22일)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장중에 4%를 넘어섰다. 주요 국고채 금리가 4%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말 자금시장 경색이 심화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중순이후 처음이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채권시장에서 주요 국채 금리는 수십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중에 2년 만기는 2006년7월 이후 가장 높은 5.13%, 5년 만기는 2007년8월 이후 최고인 4.52%, 10년 만기는 2007년10월 이후 가장 높은 4.37%, 30년 만기는 지난 8월21일이후 가장 높은 4.44%까지 올랐다.

단기시장 대표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AAA급 시중은행 발행 91일물 기준)와 기업어음(CP·A1급 91일물) 금리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CD금리와 CP금리는 각 3.8%, 4.02%다. CD금리가 3.8%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1월중순 이후 8개월만이고, 4%대의 CP금리는 3월말 이후 6개월만이다.

국내 금리가 단기·중기·장기 등 사실상 전 만기대에서 동반 상승하는데는 고유가에 따른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세가 주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9 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은 기정사실이지만 인상이 끝나지 않았다고 의도적으로 시장 불안감을 조성할 것”이라며 “불안 조성의 이유는 인상 효과를 오래 지속하기 위한 것으로 최근 상승한 유가가 좋은 구실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채권시장에서 은행채 발행 증가 등 수급 이슈도 금리 상승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김상만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레고랜드’사태가 발생한지 거의 1년이 되가는 시점에서 채권시장에 긴장감이 다시 형성되고 있다”며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 증가와 채권 금리 상승이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던 차에 은행채발 수급부담이 추가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수요가 커진 가계부채에 해당하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리며 8월 들어 은행채가 순발행으로 전환됐다. 분기말과 추석 명절 연휴를 앞두고 시중자금 유동성이 여유롭지 않은 가운데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 이슈에도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올해 월별 한전채 발행, 만기 추이.<자료=한화투자증권>


한국전력 회사채(한전채)가 최근 3개월만에 발행을 재개한 가운데 향후 발행이 늘어날 경우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 수요를 잡아먹으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안소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차환 발행 수요를 제외하면 한전채 발행 여력은 부족하고 최근 에너지가격 상승과 투자 부담은 한전 실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적절한 방안이 나오기 전까지 공사채 전반에 약세 압력을 가중시킬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반 공기업 발행 회사채에서 한전채 발행비중.<자료=한화투자증권>


한전의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 규모(8조5000억원)가 지난해 상반기(14조3000억원)에 비해 개선됐다. 하지만 여전히 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료비 상승과 투자비용 증가로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앞으로 한전채 발행이 늘어날 수 있고 공기업 회사채(공사채)에서 한전채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때 자금조달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공사채 발행에서 한전채가 차지하는 비중(MBS 포함)은 2010년 11%에서 2023년(17일기준) 18%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 한전의 원화채권 발행규모는 11조9000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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