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부동산 펀드 내년 만기만 11.6조 '부실 쓰나미' 덮치나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입력 : 2023.09.20 18:02:26
伊 밀라노 펀드 환매연기 추진





'임대율 100%, 잔여 임대차 기간 5년'으로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의 이탈리아 밀라노 부동산 펀드가 내년 2월 만기를 앞두고 환매 연기를 추진하고 있다. 펀드 만기가 다가오면서 부동산을 매각해야 하는데 제값을 지급하려는 매수 주체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연말 연초 해외 부동산 펀드발 쓰나미가 닥치지 않을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7년 31조원이던 공·사모 해외 부동산 펀드 순자산은 이달 18일 현재 78조원으로 2.5배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 유럽 등 핵심 지역 오피스 빌딩 투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처럼 보였기 때문에 국내 증권사, 보험사는 물론이고 연기금, 공제회 등도 앞다퉈 투자 규모를 늘렸다.

문제는 2019년 대규모로 설정된 해외 부동산 펀드 만기가 내년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11조6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미국 오피스 빌딩 평균 공실률이 30년 만에 최고치인 18.2%를 기록한 상황에서 펀드 환매 연기, 대규모 손실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해외 부동산 펀드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했다가 건물 가치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 229(파생형)'의 3년 수익률은 -44.68%에 달한다. 국내 기관, 개인이 중순위, 후순위로 들어간 펀드는 원금 대부분을 날릴 수도 있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 주도로 조성된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펀드(멀티에셋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4호)는 원금 2800억원 중 90%를 날렸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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