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열풍에 … HBM 장비株 2인방 주목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입력 : 2023.09.21 17:54:44 I 수정 : 2023.09.21 19:53:47
어플라이드·램리서치
HBM 공정장비 공급
영업이익률 30% 넘어
"주가 프리미엄 요인"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램리서치가 인공지능(AI) 시대 필수재로 손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관련해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다.

HBM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반도체를 적층으로 쌓아올리는 고난도 패키지 작업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 필요한 장비 공급을 두 회사가 양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 따르면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램리서치 주가는 연중 각각 41.6% 49.37% 상승했다. 경기 침체, 고강도 긴축 우려로 주요국 증시가 급락했던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램리서치 주가는 매수세가 몰리며 각각 92%, 106% 반등하기도 했다.

두 종목 주가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은 '챗GPT'발 AI 열풍으로 인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HBM에 대한 업계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두 업체는 HBM 생산에 필요한 실리콘관통전극(TSV) 패키지 공정에서 미세한 구멍을 뚫어 위아래 칩을 연결할 수 있게 해주는 식각 장비를 공급하는 등 반도체 공정에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특히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반도체 웨이퍼에 필요한 성질을 갖도록 만드는 성분을 도포하는 증착 공정에서도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 난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장비를 공급하는 업체들의 중요성이 함께 부각돼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봐도 올해 바닥을 확인한다는 인식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며 "HBM 병목 공정에 TSV 식각 장비가 주요 장비로 인식됐기 때문에 상당 기간 기업가치 프리미엄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흔히 HBM 수혜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종목을 떠올리지만, 숨은 진주로 HBM 제조 공정 내 장비를 공급하는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램리서치를 꼽는 증권가 전문가도 적지 않다. 높은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장기 실적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AI 시대를 맞이해 향후 가이던스도 상향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매출액은 2019년 146억800만달러에서 지난해 257억8500만달러로 급증했다. 주당순이익(EPS)은 2.9달러에서 7.4달러로 뛰었다. 램리서치 매출액도 2019년 96억5400만달러에서 작년 172억2700만달러로 늘었다. 주당순이익은 13.7달러에서 32.8달러로 증가했다.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이 탄탄한 것도 장점이다. 지난해 기준 두 업체의 영업이익률은 30%를 넘어선다. 올해 정보기술(IT) 수요가 줄며 두 업체의 2분기 메모리 장비 매출액은 최저점을 형성했지만 하반기에 고객사 재고 소진, 메모리 업황 반등 시 빠르게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광범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는 다운턴(하락 전환) 때 실적 방어를 가능하게 하고, 업턴(상승 전환) 땐 경쟁 기업 대비 성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손에 거머쥐는 현금도 급증하고 있다.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와 램리서치의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각각 54억달러, 31억달러로 4년 전 대비 46%, 19% 늘었다. 주주가치 제고에도 적극적인데,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올 2분기 7억달러어치 자사주를 매입했고, 배당금으로 2억6800만달러를 지급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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