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 눈앞인데…‘요지부동’ 한전 주가, 왜?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입력 : 2023.10.10 15:54:44
서울시내 주택가 외벽에 부착된 전력량계. [출처 : 연합뉴스]


최근 몇 년동안 분기 실적 발표마다 수조원대의 적자를 냈던 한국전력이 올 3분기에는 대규모 흑자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전력의 주가는 완만한 내리막세를 타면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올 4분기 재차 적자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내년 총선 전 전기요금 인상이 현실화되느냐가 주가의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한국전력은 전일 대비 80원(0.46%) 오른 1만764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전력 주가는 지난 7월 13일 장중 2만850원에서 석달여 만에 15.05%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 -6.85%보다 낙폭이 더 크다.

실적 전망은 낙관적이다. Fn가이드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5812억원이다. 지난 2021년 1분기 이후 10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한국전력은 지난해 32조6552억원의 천문학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 사상 최대규모다. 지난 1분기까지만해도 6조원이 넘었던 분기 영업손실은 지난 2분기에 2조원대로 크게 줄었고 3분기에는 조단위의 흑자를 기대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것은 최근의 에너지 가격 상황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했던 에너지 가격은 올 상반기 들어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3월초 배럴당 130.50달러까지 올랐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올해 5월초 60달러 초반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주요 산유국의 감산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말 95달러선까지 급등했고 현재도 86달러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한국전력의 4분기 영업손실은 6323억원으로 재차 적자전환할 전망이다. 전력 사용량이 1년 중 가장 많은 성수기격인 3분기에 반짝 흑자를 냈다가 다시 적자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한국전력의 최근 6개월간 주가 추이. [출처 : 구글 파이낸스]


증권가에서는 추가 전기요금 인상 여부가 한국전력 주가의 키가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누적된 47조원 규모의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 지난해 말 한국전력은 kWh당 51.6원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전기요금은 1~2분기 두 차례에 걸쳐 kWh당 19.4원 인상되는 데 그쳤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내년 총선 이전까지 전기요금 인상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대세였지만 최근 들어 기류가 바뀌고 있다.

내달 초중순경에 4분기 전기요금이 발표될 예정인데 지난달 말 취임한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 사장과 같은 날 취임한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한전의 구조조정을 전제로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2024년 말부터는 한전채 발행으로 적자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다가오는 총선을 생각하면 일단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맞지만, 소폭의 인상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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