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만 연간 목표치 24% 채웠다” 한국조선해양 주가 빛보나
입력 : 2023.02.02 16:28:28
한국조선해양이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증가, 원자재 가격 안정 등에 따라 올해 흑자전환할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도 반등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주가는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11.83% 올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한국조선해양은 영업이익 885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1조384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3878억원 적자를 본 것으로 증권가에선 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실적은 2021년부터 발생한 역대급 수주물량이 본격적으로 건조에 들어가면서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에 따라 해상 운임이 급등하면서 선주들이 2021년부터 대규모 선박 발주를 넣었다. 올해부터 2021년 수주분이 건조에 들어간다. 조선사는 선박 건조계약 시 선수금을 적게 받는 대신 배를 건조해 인도하는 시점에서 대금을 많이 받는 소위 ‘헤비테일’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선수금이 들어와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선가가 낮았던 2020년 수주 선박 건조가 마무리되고, 올해부터 높은 가격으로 수주했던 고부가 선박 건조가 본격화된다. 쌓아 놓은 수주 잔량도 많아 경기침체 영향도 적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 수주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일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지난 31일에는 아프리카 선사와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4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수주 금액은 총 37억7000만달러가 됐다. 이는 회사의 올해 연간 수주목표의 24%에 해당한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국조선해양의 수주잔고는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신규수주를 통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박 수요가 늘어나면서 선박 가격이 꾸준히 올라 올해부터는 선가에 원가 상승 부담을 전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철광석, 원료탄 등 주요 원자재 가격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조선업체들이 주로 건조하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 선박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호재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16일과 18일 LNG운반선을 각각 3척, 2척을 수주한 데 이어 19일 LPG운반선 2척을 추가로 수주하며 일주일 새 가스운반선 총 7척의 계약을 따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중국 경재활동 재개를 고려하면 LNG 해상운송량이 소강상태를 보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한국조선해양은 향후 3년 이상 일감이 쌓여있는 만큼 저가수주를 지양하고 고부가 선박 선별 수주에 집중하기 위해 올해 수주목표도 지난해(174억달러)보다 10% 낮은 157억4000만달러(약 19조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실적인 240억달러에 비하면 35% 낮은 수치다.
지난 3일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을 상장하기로 않기로 결정했다는 소식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조선해양은 사모펀드 IMM 프라이빗에쿼티(트리톤 1호)가 보유한 현대삼호중공업 주식 464만7201주를 4096억8330만원에 매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앞서 IMM 프라이빗에쿼티는 지난 2017년 상장을 조건으로 현대삼호중공업 지분을 취득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 계약을 종결하기 위해 IMM PE가 가진 현대삼호중공업 주식을 매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주사 가치 저평가 우려도 사그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