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녹나무 유래 물질로 태양전지 효율·수명 향상"

'캠퍼퀴논'의 단계적 승화 특성 활용해 고품질 박막 합성
김용태

입력 : 2025.06.29 13:14:59


연구 그림
[울산과학기술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녹나무 유래 물질로 태양전지 박막의 품질을 높이는 기술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제시했다.

29일 UNIST는 에너지화학공학과 양창덕 교수팀이 녹나무 추출물인 캠퍼(camphor) 유도체를 첨가하는 방법으로 고품질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을 합성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태양전지의 페로브스카이트 박막은 수많은 결정 입자로 이뤄져 있다.

결정이 크고 배열이 고를수록 전자 흐름이 원활해지며 구조가 단단해져 전지의 효율과 수명이 향상된다.

이런 구조를 만들기 위해 첨가제를 쓰는데, 첨가제가 제조 후에도 남아 있으면 오히려 성능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캠퍼에 산화 작용기가 추가된 물질인 '캠퍼퀴논'(camphorquinone)을 박막 첨가제로 사용했다.

이 물질은 캠퍼처럼 고체에서 바로 기체로 변하는 승화성이 있는데, 캠퍼와 달리 단계적으로 승화한다.

1차 열처리 과정에서 결정 씨앗이 균일하게 만들어지도록 도운 후 일부 승화하고, 나머지는 결정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단계까지 박막 내에 충분히 머무르다가 2차 열처리 과정에서 완전히 승화한다.

제1저자인 박지원 연구원은 "캠퍼퀴논은 작용 시점을 결정 성장 단계에 맞춰 조절할 수 있으면서도 박막에 아무런 잔여물을 남기지 않는다"며 "이 특성 덕에 고품질 박막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결정 박막을 사용한 태양전지는 25.2%의 광전변환효율을 기록했다.

첨가제를 쓰지 않은 대조군보다 약 9.6% 높은 수치다.

또 실제 작동 환경을 모사한 MPPT(Maximum Power Point Tracking) 조건에서는 1천시간 동안 초기 효율의 90% 이상을 유지, 대조군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수명 성능을 보였다.

MPPT는 인공태양 아래에서 태양전지가 최대 출력을 내도록 설정한 상태로, 가장 까다로운 수명 평가 기준이다.

양창덕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안정성 문제를 자연에서 유래한 친환경 물질로 풀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태양광 산업의 지속 가능성과 기술 고도화를 함께 이끌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친환경 분야 학술지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게재돼 지난 21일 자로 출판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았다.

yongta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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