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 지주사 전환] 경영권 승계 발판될까

입력 : 2023.11.16 17:35:01
제목 : [교보 지주사 전환] 경영권 승계 발판될까
지주사 전환, 신창재 회장 지배력 강화 효과 아직 지분 보유 0% 두 아들, 경영 능력 입증 들어갔다

[톱데일리]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주사 전환 시 신창재 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돼 경영 승계 작업이 비교적 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교보생명은 공식적으론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신성상동력 발굴 ▲계열사 간 시너지를 위해 지주사 전환에 나섰다. 이와 더불어 일각에선 지주사 전환으로 신창재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시켜 경영 승계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일단 신창재 회장은 1953년생으로 올해 만 70세를 맞이해 승계에 대해 고민할 시기가 됐다. 신 회장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출신으로 의사로 17년간 일하다 1993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1996년 교보생명 이사회 부회장으로 경영에 처음 참여한 뒤 2000년, 아버지인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로부터 회장직을 물려 받았다. 그 뒤로 23년간 교보생명그룹을 이끌어왔다.

사실 오너(owner) 경영 체제인 대형 보험사들 가운데선 교보생명그룹의 승계가 많이 늦은 편이다. 실제로 한화생명의 경우 김승연 한화 회장의 둘째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한화 내 금융 계열사를 맡는 것으로 지분 정리가 되고 있다. DB그룹도 마찬가지로 김준기 창업자의 장남인 김남호 회장이 회장직에 올라 지분 정리가 진행 중이다.

현재 교보생명은 아직 승계 구도가 확실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신 회장 슬하에는 두 아들이 있지만 아직까지 교보생명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현재 교보생명 최대주주는 신 회장으로 33.7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사실 신 회장의 지분만 놓고 보면 지배력이 크다고 볼 순 없다. 2대주주인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24%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승계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선 신 회장의 지배력 확대가 우선이다.

만약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하게 되면 신 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다. 지주사 전환은 지배주주의 지배력 강화 효과가 있어 승계 수단으로 활용돼왔다. 교보생명의 경우 인적분할 방식으로 지주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지주사가 될 법인을 신설하고 기존 교보생명 주주들에게 지분율만큼 신설 법인 주식을 나눠준 뒤 교보생명을 자회사로 두는 방식이다. 이후 유상증자로 신주를 발행해 해당 신주에 대한 납입금 대신 교보생명 주식을 현물로 출자받을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는 통상 지배력을 높여야 하는 지배주주들이 주식 교환에 참여하기 때문에 소액주주들이 움직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신 회장은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셈이다.

두 아들도 최근 경영능력 입증에 들어갔다. 신 회장 장남인 신중하 씨는 교보생명 그룹데이터전략팀장 자리를 맡고 있다. 미국 뉴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스위스 대형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에 입사했다. 지난 2015년 KCA손해사정으로 거취를 옮기면서 처음으로 교보생명그룹에 모습을 드러냈고, 교보정보통신, 디플래닉스 등 계열사에서 디지털 관련 분야에서 경험을 쌓다 지난해 5월 교보생명으로 자리를 옮겼다.

차남인 신중현 씨는 지난 2020년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에 입사해 현재 디지털혁심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신중현 씨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SBI금융그룹 계열사인 SBI스미신넷뱅크와 SBI손해보험 등에서 일했다.

다만 교보생명의 경우 경영 승계에 대한 원칙이 사실상 없는 상태다. 신 회장도 줄곧 승계와 관련해선 경영 능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에게 회사를 맡길 것이라고 밝힌 만큼 신 회장 지배력 강화 이후에는 두 아들의 경영 능력 입증이 승계 구도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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