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인적분할 무산 … 신사업 추진 급제동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홍성용 기자(hsygd@mk.co.kr)

입력 : 2023.02.10 17:38:04
소액주주 배당 불이익 우려
임시주총서 '인적분할' 부결
현대百 "지주사 전환 중단"
현대그린푸드는 원안대로 통과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9월부터 추진해온 인적분할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의 지주사 전환 작업도 무산됐다.

인적분할 안건이 예상을 깨고 부결된 것은 대주주 지배력은 커지지만 소액주주에게는 오히려 손해라는 비판이 힘을 얻은 결과다. 현대백화점은 지주사 전환으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백화점 외 신사업을 추진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현대백화점은 10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가칭)를 설립하고 사업회사인 현대백화점을 분할존속회사로 두는 인적분할 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임시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전체 주식 중 1578만7252주가 참석했고 찬성은 1024만2986주(64.9%), 반대는 524만4266주(35.1%)로 집계됐다. 안건이 통과되려면 참석 주주의 3분의 2인 66.6%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1.7%포인트 차이로 부결된 것이다.

이 같은 결과에는 현대백화점그룹 '알짜 자회사'인 한무쇼핑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지누스(36.9%) 현대백화점면세점(100%) 현대쇼핑(100%) 한무쇼핑(46.3%)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한무쇼핑은 현대백화점 핵심 점포인 무역센터점·목동점·킨텍스점·충청점·아울렛 김포점 등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추진해온 방안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자회사를 관리하는 지주회사 현대백화점홀딩스와 백화점 사업을 영위하는 현대백화점으로 기업을 분할할 계획이었다. 지주회사 아래 한무쇼핑을 두고 백화점 아래에는 지누스와 면세점을 보내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한무쇼핑이 지주회사 산하로 들어가면 지주회사는 그만큼 자금 여력이 생기고 면세점이나 지누스 등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이 마련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9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발표한 현대백화점은 주주환원책으로 인적분할을 진행한 다음 자사주 취득 후 소각, 배당 확대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홀딩스도 최소 150억원 이상을 배당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세계 2위 연기금인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반대 의견을 밝히는 등 외국인 투자자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이날 현대백화점 주가는 전날보다 0.33% 오른 6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0.48%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인적분할 무산 소식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백화점은 주총 결과를 수용하고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임시주총에서 인적분할이 부결된 것을 겸허히 수용하며 그간 추진해온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임시주총 결과에 대해 사과도 표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시장의 염려를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했던 분할 계획과 주주환원 정책이 주주들께 충분히 공감받지 못한 점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날 동시에 진행된 현대그린푸드 임시주총에서는 인적분할 안건이 가결됐다. 현재 현대리바트·현대에버다임 등을 계열사를 두고 있는 현대그린푸드는 존속법인 현대지에프홀딩스와 신설법인 현대그린푸드로 인적분할할 예정이다.

두 회사의 분할 비율은 현대지에프홀딩스가 65.32%, 현대그린푸드가 34.68%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지주사로서 현대리바트·현대이지웰 등 자회사 관리와 신규 사업 투자를 담당하며 현대그린푸드는 사업회사로 식품사업을 전담한다.

[강인선 기자 /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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