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까지 한달…SKT 해킹에 예열된 시장, '전쟁' 예상

SKT 신규 영업 전면 해제 예상 시점인 내주 초부터 본격화 전망통신사 마케팅 재원 한계로 잠잠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현영

입력 : 2025.06.22 06:00:03


스마트폰 판매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지난 4월 발생한 SK텔레콤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이동통신 시장이 크게 들썩이면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폐지되는 내달 22일 이후에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 전쟁이 더욱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는 최신폰인 삼성 갤럭시 S25 시리즈에 대한 장려금을 상향해, 번호이동 시 각각 최대 109만원, 120만원을 지급했다.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로 신규 영업이 중단됐던 SK텔레콤이 교체를 사실상 마무리하면서 영업 재개가 임박하자, 막판까지 최대한 이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이는 올초 갤럭시 S25 출시 이후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2014년 단통법 시행 이후 최신폰에 지원된 보조금 중 가장 큰 수준이다.

KT와 LG유플러스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해킹 사고 발생 이후 SK텔레콤에서는 약 50만명이 통신사를 변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SK텔레콤은 갤럭시 S25 시리즈에 대해 3만3천원짜리 요금제만 사용해도 88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방어에 나서며 이동통신 시장이 한때 뜨겁게 달아올랐다.

단말기 지원금 규모를 제한한 단통법이 아직 살아있는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폐지 후에는 리베이트 경쟁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자연스럽게 예측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신규 영업을 전면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주 초부터 리베이트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성지'로 유명한 신도림 테크노마트 등 유통망에서도 "정책이 매일 바뀌고 있어 상황을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면서도 "SK텔레콤 영업 재개가 되어봐야 알 것 같다"며 은근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리베이트 경쟁이 심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SK텔레콤 사이버 침해 사고가 발생하기 전인 올해 초만 해도 통신사 마케팅 재원 한계로 인해 단통법 폐지 후 리베이트 규모가 크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리베이트는 통신사 한 곳이 많이 지급하면 다른 통신사도 이 수준을 따라가는 특성이 있는데, 폐지 후 어느 한 통신사가 리베이트를 살포하지 않는 한 다른 통신사에서도 독주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1등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유심 교체에 비용을 지출한 데다, 대리점에 신규 영업 정지로 인한 현금 보상도 앞두고 있어 단통법이 폐지된 후에도 마케팅 비용을 과다 지출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대리점 신규영업이 중단된 뒤 SK텔레콤이 지출한 리베이트는 대형 판매점만을 대상으로 했던 거라 총액이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유심 교체 비용과 대리점 보상 비용 등이 발생했기에 대리점이 정상화한 후에는 같은 규모의 리베이트를 지급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통망 관계자도 "폐지 초기에는 리베이트 경쟁이 심화할 수 있으나 그 추세가 계속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통신사들이 서로 피보는 일은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리베이트 경쟁에 삼성 등 제조사가 변수라는 의견도 있다.

최근 번호이동 고객이 늘면서 삼성은 갤럭시 S25 판매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리베이트 경쟁이 한창이었을 때 일부 판매점은 갤럭시 S25 시리즈 물량이 없어서 팔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다음 달 초 갤럭시 Z 플립·폴드 7 등 신제품 출시를 앞둔 삼성이 단통법 폐지를 기점으로 제조사 지원금을 대폭 늘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hyun0@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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