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지사가 한돈인들에게 환호받은 이유는?...“양돈과 각별한 인연”
정혁훈 전문기자(moneyjung@mk.co.kr)
입력 : 2025.06.22 06:00:00
입력 : 2025.06.22 06:00:00
‘양돈 WAAM 클래스’ 첫 출범한 5년 전
야인이던 김 지사가 ‘유쾌한 반란’ 특강
양돈인들 요청에 고문직 수락후 지속 교류
WAAM 클래스 워크샵 현장 격려 방문
한돈인들 “선진양돈 성공 배우자” 결의
야인이던 김 지사가 ‘유쾌한 반란’ 특강
양돈인들 요청에 고문직 수락후 지속 교류
WAAM 클래스 워크샵 현장 격려 방문
한돈인들 “선진양돈 성공 배우자” 결의

“김동연! 김동연! 김동연! 와~~~”
지난 20일 오후 충남 공주에 있는 공주한옥마을 세미나장. 양돈 농장을 운영하는 농업인들이 워크샵을 진행하고 있는 장소에 김동연 경기지사가 나타나자 큰 환호성이 들렸다. 정치행사가 아님에도 마치 지지자들이 모여 있는 것처럼 40여 한돈인들이 일제히 ‘김동연’을 연호하면서 박수 갈채를 보냈다. 이날 행사는 양돈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정인 ‘WAAM 클래스’가 개최한 총동문회 워크샵이었다.
1기부터 5기까지 WAAM 클래스 동문들이 모여 양돈 선진국인 네덜란드와 덴마크 농장의 성공 비결을 공유하는 자리에 김 지사가 갑자기 나타난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김 지사와 WAAM 클래스간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시간은 2020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코로나19가 발생해 전국에 초비상이 걸린 가운데 대전에서 WAAM 클래스 1기 과정이 처음 시작됐다. WAAM은 와게닝겐 어드밴스트 애그리컬처 마스터클래스(Wageningen Advanced Agriculture Masterclass)의 약자로 세계적인 농업대학인 네덜란드 와게닝겐대학 전문가로부터 선진 양돈 기술을 배우는 교육과정이다.
농림수산식품부 차관 출신인 민승규 세종대 석좌교수가 국내 양돈업의 선진화를 위해 기획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전 농촌경제연구원장 출신인 김창길 당시 서울대 특임교수가 교장을 맡았다. WAAM 클래스 1기는 국내 최고의 양돈 전문가로 꼽히는 양돈 마이스터 7명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이미 양돈 전문가였지만 선진국 양돈을 따라잡기 위해 한 달에 한 차례씩 모여 실시간 영상으로 네덜란드 전문가의 강의를 듣고 현지 우수 농장도 간접 방문했다.

어려운 사회적 여건 속에서 WAAM 클래스가 출범한 첫날 김 지사가 이들의 교육장을 방문했던 것. 김 지사는 당시 경제부총리를 그만두고 사단법인 유쾌한반란 이사장을 맡으면서 전국 농어촌 지역 곳곳을 탐방하던 시기였다. 교육 첫날 김 지사로부터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특강을 들은 양돈 마이스터들은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꿈을 이룬 김 지사에게 즉석에서 WAAM 클래스 고문을 맡아 달라 요청했고, 김 지사가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지금껏 WAAM 클래스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지사가 이날 워크샵을 찾은 것 역시 WAAM 클래스 고문으로서 총동문회 출범과 워크샵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었다.
WAAM 클래스는 그 이후로 지속적으로 성장해 최근까지 5기 과정을 진행하면서 그간 교육에 참여해온 한돈인 숫자가 80여 명으로 불었다. 이날 워크샵은 WAAM 클래스의 미래 10년을 설계하면서 총동문회를 결성하고 그간 동문들이 유럽 현지에서 직접 배우고 익힌 선진 양돈의 성공 비결을 서로 공유하기 위한 자리였다.
오랜만에 한돈인들 앞에 선 김 지사는 “아내의 고향이 공주여서 이번 방문이 더욱 뜻깊다”며 “경제부총리를 그만두고 전국 농어촌 곳곳을 방문하던 시기에 WAAM 클래스 고문을 맡아 양돈인들과 교류하게 된 것은 지금껏 행정가이자 정치인으로서 역할을 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지사로 취임한 뒤 기존의 축산정책국을 축산동물복지국으로 바꾼 것도 WAAM 클래스 고문으로서 축산업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한돈인들과 교류하면서 동물복지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라며 “WAAM 클래스가 오래도록 한돈산업 발전에 밀알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날 워크샵에서는 네덜란드와 덴마크로부터 배우는 선진 양돈의 성공 비결에 대한 발표가 참석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먼저 도드람양돈농협의 안교현 수의사는 “지속 가능한 양돈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항생제 사용 감축과 동물복지 향상, 분뇨처리 개선 등 3가지가 핵심”이라며 “네덜란드가 이들 3개 분야에서 어떻게 개선하고 있는지를 파악해 우리가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네덜란드는 이미 항생제 투입량 자체가 매우 적지만 지금도 꾸준히 항생제 투입을 줄여나가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오히려 항생제 투입이 지금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우리는 돼지 한 마리에 문제가 생기면 나머지 돼지 전체에 항생제를 투입하려고 하지만 네덜란드는 꼭 필요한 개체에만 항생제를 투입하는 노력을 통해 항생제 투입을 줄여나가는 만큼 우리도 항생제 투입 관행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수의사는 “작년 네덜란드에서 열렸던 축산박람회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동물복지에 관한 것이었다”며 “동물복지를 실천하려면 돼지의 습성에 대해 제대로 교육을 받는 것이 필요하며, 돼지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WAAM 클래스 4기생인 박상언 우일축산약품 실장은 네덜란드와 덴마크 농장 방문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박 실장은 “네덜란드 농장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농장 내 모든 작업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직원들의 업무를 매뉴얼화하여 매주, 매월 하는 일이 똑 같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한 직원들이 일에 필요한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직원들이 부품처럼 일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방문한 농장의 경우도 농장주가 직원들과의 소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다보니 직원 평균 근무 연수가 10년을 넘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고 소개했다.

양돈 생산성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덴마크의 경우 양돈업을 둘러싼 환경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나쁘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했다. 그는 “네덜란드는 돼지고기 가격이 한국의 절반 수준으로 낮은 데다 직원들 근무시간도 적고 인건비도 비싸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음에도 농장들의 생산성이 세계 최고로 높았다”며 “농장 관리에 린 매니지먼트(Lean Management)를 활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린 매니지먼트는 자재 구매에서 생산, 재고관리,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낭비 요소를 최소화한다는 개념으로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창안한 개념”이라며 “모든 낭비 요소를 줄이고 지속적인 개선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이 덴마크 양돈업을 세계 최고의 지위로 올려놓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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