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탄소감축 시대…다시 주목받는 '목조건축'

단열성·탄소 저장능력 높은 목재…OSC공법 결합하면 경제성까지LH토지주택연구원 "목조건축, 탄소중립 구현 위한 대안"
임기창

입력 : 2025.06.22 06:00:06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이달 말부터 제로에너지건축물(ZEB) 5등급 기준이 신축 민간아파트에도 적용되는 등 건물 부문 탄소배출 감축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단열성능과 탄소 저장 능력이 우수한 목재를 공동주택에 적극 적용하는 친환경 공법이 국내에서도 논의되고 있다.

목재 운반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2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의 '탄소중립단지 구현을 위한 LH 아파트 목조화 방안 기획연구 Ⅰ'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 부문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에 달한다.

건물 운영이 27%, 건물 및 기반시설의 자재와 건설은 15%를 각각 배출한다.

특히 철근콘크리트조와 강구조 등 전통 구조재로 조성되는 건축물은 기초 원자재인 철강과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많아 온실가스 저감 측면에서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2018년 대비 40% 감축) 실현을 위해 건물 부문 감축 목표를 32.8%로 설정하고 신축 건물의 에너지 기준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건물 준공 이후 운영 단계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여 온실가스를 감축하려 해도 구조체·창호 단열이나 설비·조명 효율, 신재생에너지 활용 등은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이미 한계에 도달해 새로운 공법 개발과 적용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주택 건설 생산성을 높일 스마트 건설의 핵심인 OSC(Off-Site Construction, 탈현장건설공법)를 기존의 철강재나 콘크리트가 아닌 목재 기반으로 하는 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OSC는 건물 자재와 구조체 등을 현장이 아닌 곳에서 미리 제작한 뒤 건설현장으로 운송해 조립하는 공법이다.

LH도 고품질 OSC 주택 조성기술 확보와 사업 확대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2024년 수립했지만, 대상이 강재 기반 모듈러(조립식) 주택과 사전 제작형 콘크리트(PC) 주택이어서 탄소중립 관점에서는 불리하다.

반면 목재는 열전도율이 낮아 단열 성능이 콘크리트의 7배, 철의 176배, 일반 단열재의 1.5배 이상이어서 목조 건축에 단열재를 함께 적용하면 일반 주택 대비 냉난방비를 30%가량 절감하는 효과를 낸다.

그뿐 아니라 탄소를 저장하는 성질도 있어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우수하다.

건축물 골조에 콘크리트 대신 목구조를 적용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49%로 줄고, 여기에 내벽과 외벽 등에 우드월을 사용하면 배출량 4%를 추가로 줄일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

목재를 구조재로 지어진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부 연구동
[산림청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목재 기반 OSC는 콘크리트 건물 대비 공사 기간이 짧아 사업 경제성 측면에서도 유리하고, 우수한 시공 정밀도 덕분에 다른 OSC 대비 높은 수준의 기밀도를 확보할 수 있어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것은 물론 각종 틈새를 통한 습기 침투를 막아 주거 품질도 높인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단기적으로는 LH가 건설하는 PC 아파트의 외벽을 목재 기반 OSC 외벽으로 전환하는 '목질화 사업'이 우선 추진 가능한 유형으로 거론된다.

보고서는 LH의 민간 매입약정사업, 가로주택 정비사업, 공공 리모델링사업, 노후 영구임대 재정비사업 등 10개 사업에 목질화 또는 목조화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또 입주민 공용시설과 같은 비주택부터 적용한 뒤 주거용으로 규모와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목조 건물의 건강성과 환경친화성을 고려해 실버 세대와 육아 세대 대상으로 우선 적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보고서는 "현재 전세계 산업 부문 탄소발생량 중 3분의 1이 건축 부문에서 발생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달성은 건축 부문 탄소 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고서는 불가한 상황"이라며 "탄소 배출량이 적고 탄소를 저장할 수도 있는 목재를 활용하는 목조 건축은 전세계적 차원과 정부 차원에서 탄소중립 구현을 위한 대안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puls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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