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년새 41% 올랐지만 테슬라커버드콜ETF 반토막 콜옵션 매도해 배당 주는 상품 기초자산 상승 땐 수익률 한계 횡보·하락장에 투자해야 유리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기초자산 대비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배당 매력은 충분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초자산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콜옵션(주식을 사전에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매도 전략의 한계점이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미국 증시에 따르면 테슬라에 커버드콜 전략을 가미한 '일드맥스 테슬라 옵션 인컴(TSLY)' ETF 주가는 2023년 초부터 이달 18일까지 46.94% 하락했다. 반면 기초자산인 테슬라 주가는 같은 기간 41.09% 상승했다. 배당수익을 포함해도 TSLY ETF의 수익률은 13.16%에 그치며 테슬라 상승률을 온전히 따라가지 못했다. 미국 ETF닷컴에 따르면 TSLY ETF엔 지난해 10억3619만달러(약 1조3880억원)가 순유입됐다. 올해에도 1억9173만달러(약 2570억원)가 들어왔다.
미국 장기채 ETF에서도 동일한 현상이 포착된다. 만기 20년 이상의 미국 장기채를 편입한 '아이셰어스 20년 이상 국채'(TLT) ETF 주가는 채권금리 상승 영향으로 2023년 이후 6.93% 하락했다. TLT ETF에 커버드콜 전략을 더한 '아이셰어스 20년 이상 국채 바이라이트'(TLTW) ETF는 같은 기간 주가가 19.24%로 TLT보다 더 떨어졌다.
개별 종목, 채권 외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커버드콜 상품의 성과도 좋지 않았다. 나스닥1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글로벌X 나스닥100 커버드콜'(QYLD) ETF 주가는 2023년 이후 11.44% 상승에 그쳤다. 같은 기간 기초자산인 나스닥100지수는 64.29% 급등한 바 있다.
커버드콜 ETF의 최대 장점은 고배당 매력이다. 옵션 프리미엄을 배당금으로 지급해 연 환산 10%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얻을 때가 많다. 하지만 배당수익률보다 더한 주가 하락률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커버드콜 상품이 기초자산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커버드콜은 기초자산 추종과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수익률에 합산하는 전략을 활용한다.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동력을 일부 떼어내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셈이다. 증시가 상승할 때 커버드콜 상품의 주가 상방이 막히는 이유다.
또 커버드콜 상품은 주가 변동성이 클 때 옵션 프리미엄도 덩달아 늘어 배당금이 증가한다. 테슬라 주가의 변동성이 큰 편이기 때문에 TSLY ETF의 배당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만약 주가 변동성이 감소하면 자연스레 배당금도 줄어드는 리스크가 있다.
증권가에선 커버드콜 상품이 이론적으론 시장 상황이 횡보하거나 약하게 하락하는 구간에서 배당수익률을 포함해 기초자산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
꾸준히 우상향 흐름을 보이는 기술주, 대표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추종하면 장기적으로는 콜옵션 매도로 수익률이 크게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금리 인하 시기에는 변동성이 낮아져 옵션 프리미엄이 감소해 배당금이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커버드콜 ETF는 장기 적립식으로 매수해 모아가는 전략보다 증시 횡보, 하락 등 단기 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구간에서 트레이딩하기 좋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콜옵션 매도를 통해 증시 상승분을 일부 포기하게 되지만 하락기에는 이 프리미엄으로 헤지(위험 회피)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