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주력사 호실적에 주주환원 전면…복안은
입력 : 2023.02.16 08:55:45
제목 : 현대차그룹, 주력사 호실적에 주주환원 전면…복안은
주주가치 훼손 학습효과, 주주친화책 필요성 확대
지배구조 개편·상속 및 증여 등 고려, 정의선 회장 현금 확보 중요성↑[톱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지난해 호실적을 거두면서 배당 확대를 비롯한 주주친화정책을 연신 내놓고 있다. 표면적인 명목은 연간 성과를 주주들과 공유하겠다는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궁극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이뤄야 하는 정의선 회장에게 필수적 수단이라는 점도 상존한다.
최근 현대차, 기아, 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현대위아, 이노션 등 그룹 주요 상장사들의 2022년 연간 실적 발표 가 이뤄졌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주력사들은 일제히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들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배당 계획도 피력했다. 배당 역시 실적과 걸맞게 역대 최대 수준으로의 단행이 예고됐다. 정의선 회장이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 현대글로비스가 그 선봉장에 섰다. 현대글로비스는 3년간 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5~50% 확대하는 중장기 배당안을 마련했다. 이는 2022년 결산 배당부터 실현됐다. 주당 5700원의 배당을 예고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0% 증가한 수준이다. 총 배당 규모는 2138억원에 달했다.
현대차는 2022년 연간 배당금(중간배당 1000원 포함)을 1주당 7000원(이하 보통주 기준)으로 발표했다. 역대 최대 배당이다. 이밖에 기아는 주당 3500원, 현대모비스는 4000원(분기배당 1000원 포함), 현대오토에버는 1140원의 현금배당을 예고했다. 현대모비스를 제외하고 모두 예년 대비 현금배당 규모가 확대했다. 연간 총 배당 규모는 현대차 1조5725억원(우선주 포함), 기아 1조4033억원, 현대모비스 2760억원(우선주 포함), 현대오토에버 313억원이다.
자연스레 정의선 회장이 수령할 배당금 규모에 이목이 쏠린다.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계획대로 배당이 실시되면 정의선 회장은 1000억원을 상회하는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현금배당을 발표한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오토에버 등 5개사로부터 정 회장이 수령하게 될 배당금 규모는 약 1102억원이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그룹 회장직에 오른 지난 2020년 10월 이후 자사주 매입과 소각, 계열사들의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집단과 달리 현대차그룹에게 주주친화정책은 남다른 의미가 자리한다. 계열사별 한해 성과를 주주들과 공유하겠다는 게 큰 틀이지만, 그 이면에 지배구조 개편과 정의선 회장의 현금 확보의 필요성을 수반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정의선 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했지만, 총수일가 중심의 분할·합병비율 산정 문제가 불거지며 주주들의 반발에 직면한 경험이 있다. 주주들은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지적하며 반발했고, 결국 현대차그룹은 스스로 해당 지배구조 개편안의 추진을 포기했다.
당시 지배구조 개편안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토대로 했다. 주요 내용은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모듈·AS부품사업부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을 그룹 지배회사로 두는 틀이었다. 현대모비스 존속법인과 분할신설 법인의 비율은 순자산가치 기준 0.79대 0.21로 정해졌고, 현대모비스 분할신설법인과 현대글로비스의 합병비율은 0.61대 1로 결정됐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알짜 사업인 AS·모듈 부문을 현대글로비스에 넘기는 대가로 존속법인 주식 0.79주와 현대글로비스 주식 0.61주를 갖고 오게 돼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개편안을 마련하기로 방향을 선회했고, 현재까지 관련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한 차례 지배구조 개편의 고배를 마신 이후 주주친화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2019년 현대모비스가 3개년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대모비스는 2조6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이행했다. 2022년부터는 연간 단위 시행으로 전환해 3132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하고 이미 보유하고 있는 625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소각했다. 올해는 1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매입하고 전량 소각하겠다는 계획도 피력했다. 통상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식의 유통물량이 줄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주주 입장에서 긍정적인 요소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이해관계자 모두가 공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지배구조 개편의 주요축이 될 현대모비스가 700억원을 출자해 산하에 생산전문통합계열사 2곳(모듈생산통합계열사 '모트라스(MOTRAS)', 부품생산통합계열사 '유니투스(UNITUS)')을 설립하는 등의 행보에 나서면서 그룹 구조 개편안의 틀이 조금씩 고개를 들 것이란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일련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사업구조 개편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그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향후 불거질 가능성이 있는 상속·증여 등을 고려해도 정 회장의 현금 확보의 중요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지배구조 개편 속 향후 상속·증여 등을 고려할 때 배당금은 관련 세금을 부담하는 자금으로 활용될 중요한 재원인 까닭이다.
고령인 정몽구 명예회장(1938년생)은 수년 전부터 그룹 경영에서 조금씩 손을 뗐다. 정 명예회장은 2020년 7월 대장게실염 문제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수술을 받고 그해 11월 퇴원해 자택에 머물고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상장사 기준 ▲현대모비스 7.15%(677만8966주) ▲현대차 5.33%(1139만5859주) ▲현대제철 11.81%(1576만1674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정 명예회장의 보유 계열사 지분 상속에는 조단위 세금이 발생한다. 상속세는 사망한 시점의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의 평균 주가를 과세 기준으로 삼는다. 주당 20%의 대주주 할증과 50% 세율을 적용하면 정 회장을 포함한 총수일가가 지불해야 할 상속세 규모는 수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kwanjju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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