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머니’로 굴러가는 전기차 …사우디 국부펀드, 루시드에 또 자본 조달

김인오 기자(mery@mk.co.kr)

입력 : 2024.03.26 16:57:15
올해 주가 반토막 난 루시드
비관론 속 공매도 비중 30%
사우디 측 3차 대규모 수혈
이번엔 10억달러 어치 지원
월가는 ‘루시드 투자 주의보’


루시드 전기차


올해 주가가 반토막 났던 고급 전기차 업체 루시드가 또 다시 최대 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로부터 자금을 조달받기로 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다만 미국 전기차 기업들이 작년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경영난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추격 매수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루시드에 대한 헤지펀드 등의 공매도율은 30%에 달한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루시드(LCID) 주가가 하루 만에 5.42% 상승해 2.92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 주가는 올해 1월 이후 직전 거래일까지 50% 가까이 급락한 바 있다.

그런데 이날 주가가 급등한 것은 사우디아라비아 공공투자기금(PIF)이 계열사인 아야르서드컴퍼니를 통해 10억달러 자본 조달에 나선다고 밝힌 영향이다.

루시드를 포함한 전기차 기업들이 최근 1~2년새 사업 어려움을 겪자 PIF 측은 꾸준히 루시드에 자금을 대왔다. 약 10억 달러 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PIF 측은 루시드에 2022년 12월 15억 달러, 2023년 5월 18억 달러 지원에 나선 데 이어 이달에는 10억 달러를 추가 지원하는 것이다.

이번 자본 조달은 PIF 측인 아야르 제3투자회사가 루시드 전환 우선주를 10억 달러에 사들인 후 우선주를 약 2억8000만 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해당 물량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유통되는 루시드 보통주의 12%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PIF는 루시드 지분 약 60% 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석유를 넘어 사우디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루시드에 투자해왔다.

다만 루시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에 따른 부채 비용 부담과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 중국산 저가차 경쟁 압박에 놓인 탓에 판매 실적 부진 및 현금 고갈 문제에 시달려왔다.

팩트셋 등 금융정보업체들의 가장 최근 집계를 보면 루시드에 대한 공매도율은 29.7%에 달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상장 기업들에 대한 공매도율 평균치가 5% 정도인 것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다. 올해 주가가 30% 떨어진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TSLA) 공매도율은 3.0%다.

사우디 측의 자금 조달에도 불구하고 월가에서는 루시드 투자에 대해 조심스런 의견을 내고 있다. 일례로 이날 모건스탠리는 회사에 대한 ‘비중 축소’ 투자 의견을 유지하면서 12개월 목표가도 3달러로 제시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회사에 대한 중립 투자의견을 유지하면서도 12개월 목표가를 7달러에서 4.50달러로 낮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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