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농기계 1위 디어, 곡물값 떨어져도 실적은 '풍년'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3.02.21 17:31:04 I 수정 : 2023.02.21 18:07:45
분기순익 전년 대비 2배
월가 예상치 크게 웃돌아
올 전망도 7.5억달러 상향




◆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디어앤드컴퍼니(디어)는 미국계 중장비·농기계 제조회사로 이 분야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은 디어의 완전 자율주행 트랙터. 【사진 제공=디어앤드컴퍼니】


지난해 곡물 가격이 급등하며 수혜주로 꼽혔던 미국 농기계 1위 기업 디어앤드컴퍼니(디어)가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탄탄한 수요와 원자재 가격 하락을 기반으로 실적 전망을 높이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는 평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증시에 상장된 디어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30.35달러(7.53%) 상승한 433.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디어의 주가 상승은 회사가 발표한 호실적 덕분으로 보인다.

디어는 회계연도 2023년 1분기(2022년 11월~2023년 1월) 주당순이익(EPS)이 6.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팩트셋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 5.57달러보다 크게 높았으며 전년 동기(2.92달러)와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다.

디어의 호실적은 지난해 올린 농기계 가격과 원자재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 덕분으로 보인다. 조시 젭슨 디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공급망 경색이 완화되고 있다"며 원가 하락 이유를 설명했다. 디어의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대형 농기계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하며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투자자들이 더욱 반긴 부분은 올해 실적 전망을 높여 잡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디어는 올해 순이익이 80억~85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날 회사는 이 전망치를 87억5000만~92억5000만달러로 상향했다.

디어는 미국계 중장비·농기계 제조회사로 이 분야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회사 매출액의 절반이 중대형 트랙터·콤바인·피커 등 장비를 판매하는 '중대형 농기계' 사업부에서 나온다. 20%가량은 중소형 장비를 판매하는 '중소형 농기계' 부문에서, 나머지 20% 정도는 '건설' 부문에서 매출을 내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중대형 트랙터 판매사업부가 약 23%로 가장 높다.

디어는 지난해 2분기 곡물가가 오르면서 실적이 함께 상승한 기업이다. 곡물가 상승으로 디어의 주요 고객인 농가 소득이 올라가면서 장비 교체 수요가 늘 것이란 전망이 있었고 이는 실제 실적으로 이어졌다.

주가도 지난해 1~2월 300달러대 후반에서 4월 중순 430달러 선까지 치솟았다가 7월 초순에는 200달러대 후반으로 급락했다. 치솟았던 곡물가가 서서히 하락한 탓이다. 그러나 실적이 개선되면서 디어 주가는 현재 430달러 선을 오가고 있다.

다만 우려 요인도 있다. 곡물가 상승이 잦아든 만큼 농가 소득이 지속적으로 오를지에 대한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 전문 매체 배런스는 "올해 농가 소득이 감소하는 것은 농기계 수요가 지속될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평가했다.

원자재 가격은 하락했지만 인건비, 부품, 에너지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제품 가격 인상률이 지난해에 비해 둔화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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