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배당잔치] 신한 계열사, 고배당 후 '빚' 내서 자본확충

입력 : 2023.02.21 17:44:34
제목 : [금융지주 배당잔치] 신한 계열사, 고배당 후 '빚' 내서 자본확충
은행·카드 수천억대 신종자본증권 발행 러시

[톱데일리] 신한금융그룹이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해 '리딩뱅크' 자리에 오른 점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율을 늘리기로 ?다. 지난해 연간 주주환원율을 30.3% 수준으로 올린 데 이어 최대 목표치로 '40%'를 제시했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4조642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계열사별로 보면,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 순이익은 각각 3조450억원, 412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2.1%, 28.6% 증가했다. 신한라이프는 18.4% 늘어난 4636억원을 기록했고, 신한카드 순이익만 유일하게 5% 뒷걸음질친 6414억원을 거뒀다. 이처럼 대부분의 주력 자회사들이 호실적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실적은 주주환원 확대로 이어졌다. 신한지주는 분기배당을 포함한 지난해 연간 배당성향을 23.5%로 결정했다.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까지 더해져 지난해 총 주주환원율은 30%를 넘어섰다. 보통주 자본비율(CET1) 12%를 초과한 잉여 자본에 대해선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며 주주환원율 '40%'라는 구체적인 목표치도 제시했다.

하지만 신한금융이 현재 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신한금융은 컨센서스를 43% 이상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신한지주 순이익은 3269억원으로 전년 대비 28.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상황을 보면,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둔 신한은행은 1조1571억원 규모의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성향은 38%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자본적정성이 지속 떨어지고 있어 배당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7.72%로, 지난 2020년 18.47%를 기록한 이후 2021년 말 18.23% 등으로 낮아지고 있다. 보통주자본(CET1)비율도 지속 하락 추세다. 2021년 말 14.8%였던 CET1비율은 지난해 3분기 13.97%까지 떨어졌다. CET1비율은 위험자산에 대한 보통주 자본 비율을 말하는데 보통주 자본은 보통주,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기타포괄손익누계액 등으로 구성돼 유상증자와 당기순이익 증대로만 끌어올릴 수 있는 지표다. 보통주 자본으로 흘러들어가는 당기순이익 일부가 배당으로 빠져나가면서 자본적정성 지표가 나빠진 것이다.

자본적정성 지표들이 낮아지면서 자본확충에 나섰다. 이달 초 신한은행은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아직 수요예측이 진행되지 않아 금리 등 구체적인 발행요건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근 시중은행의 신종자본증권 발행금리는 4~5% 내외로 결정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만기가 길어 '자본'으로 인정되긴 하지만, 이자를 부담하고 콜옵션(조기상환권) 시기가 도래하면 갚아야 하는 '빚'이다. 자본확충이라고는 해도 사실상 '빚'을 내서 자본적정성을 방어하고 있는 셈이다.

약 2566억원의 배당을 결정한 신한카드도 마찬가지다. 전년(3376억원)보다 배당액은 줄었지만 최근 자본확충 필요성이 커졌다는 게 문제다. 신한카드는 최근 수년 간 자산을 늘려오면서 자본적정성이 점점 떨어져왔다. 카드사의 경우 자본 대비 자산 총액을 일정 비율만큼만 늘리도록 자본 대비 자산 비율은 '레버리지비율'을 통해 규정하고 있다. 일반 카드사들은 8배를 적용하고 있지만, 신한카드처럼 배당성향이 30% 이상으로 높은 카드사들은 7배로 제한된다.

신 한카드의 레버리지비율을 보면, 2018년 4.9배에서 ▲2019년 5.3배 ▲2020년 5.4배 ▲2021년 5.7배 ▲2022년 3분기 5.9배까지 늘어났다. 레버리지비율 상승은 자산, 즉 카드사의 성장을 제한하기 때문에 자본확충이 필요해진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최근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3월 4000억원(4.014%)에 이어 두 번째 신종자본증권 발행이다. 신한지주가 전액 인수하기로 하면서 시장금리보다 비교적 낮은 금리(5.276%)로 발행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자 부담이 높고 자본의 질이 떨어지는 신종자본증권의 총액이 7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사에서는 신종자본증권으로 확충한 자본에 대해선 자본인정비율을 감안해 레버리지비율을 설정한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면서 단순히 자산과 자본을 비교한 레버리지비율은 5.9배로 계산됐지만, 신용평가사들은 '6.1배'로 계산했다.

신한카드는 신종자본증권을 전액 인수한 신한지주에 '이자' 명목의 '배당금'을 지급하는데, 지난해 3월에 발행한 4000억원에 대한 배당금은 연간 200억원 규모다. 최근 발행한 3000억원에 대한 배당금도 연간 16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계산된다. 그렇게 되면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이자만 36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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