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방어를 위해 한국은행이 외환보유고를 시장에 쏟아부으면서 지난해 대외채무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대외채무 건전성을 나타내는 단기외채비율도 오르면서 11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글로벌 증시 부진에 국내 ‘서학개미’들도 큰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대외채무는 준 6645억달러로 2021년말 6324억달러에 비해 321억달러 증가했다. 분기는 물론 연말 기준으로도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환율 방어와 달러화 강세에 따른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감소하면서 외환보유액이 4232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400억달러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작년말 대외채권은 1조257억달러로 전년보다 547억달러 감소했다.
코스피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지난해 말 기준 3612억달러로 전년보다 868억달러 급감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2015년(3244억달러)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다. 특히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을 나타내는 단기외채 비율은 작년말 39.4%로 전년보다 3.8% 상승하며 연간 기준으로는 2011년말(45.2%)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분기별로는 지난해 2분기 41.9%로 정점을 찍고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대외지급능력과 대외건전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향후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 및 외환시장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대외금융자산보다 대외금융부채가 더 많이 감소하면서 순대외금융자산은 7466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 부진과 원화값 하락등으로 외국인의 국내 투자액인 대외금융부채가 지난해 1조 3805억달러로 전년보다 1383억달러 감소한 영향이다. 대외금융자산 중 거주자의 해외 직접투자는 406억달러 증가했지만, 글로벌 주가 하락 등으로 증권투자는 954억달러 감소했다. 그만큼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서학개미’들의 평가손실이 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