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혁신나선 양돈농가들...유럽기술 배운다

정혁훈 전문기자(moneyjung@mk.co.kr)

입력 : 2023.02.24 22:41:05 I 수정 : 2023.02.24 23:03:08
바헤닝언 마스터 클래스 3기 입학식 개최
네덜란드 현지와 실시간 동영상으로 연결
우수 양돈농가 18곳 벤처농업대학서 학습


전국 우수 양돈농가들로구성된 바헤닝언 마스터 클래스(WAAM) 3기생들이 입학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유럽의 선진 양돈기술을 배우기 위해 전국의 우수 양돈농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충남 금산에 위치한 한국벤처농업대학에서 지난 23일 개최된 ‘바헤닝언 마스터 클래스(WAAM)’ 제3기 입학식에서다.

이날 입학식이 열린 WAAM 과정은 세계 최고의 농업대학인 네덜란드 바헤닝언대학과 손잡고 진행되는 선진 양돈 교육 프로그램이다. 민승규 세종대 석좌교수와 김창길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방문학자(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등 농업 전문가들이 국내 양돈산업 발전을 위해 고안했다. 이번 3기 과정에는 양돈농가 18곳이 참여한다.

이들은 앞으로 1년간 매월 1회씩 벤처농업대학으로 모여 다양한 양돈 관련 노하우를 습득하게 된다. 입학식이 열린 첫날에는 △한국 양돈산업의 실태 진단과 발전 방향(서울대 김유용 교수) △한돈, 생각의 틀을 깨자 : 혁신을 통한 새로운 도전(민승규 세종대 석좌교수) △바헤닝언대 네덜란드 전문가 화상교육 프로그램 소개(로버트 호스테 바헤닝언대 교수) △네덜란드 양돈농가 방문 인터뷰 및 현장중계 교육(임건택 네덜란드 첨단농업자문센터 소장) 등 순으로 진행됐다.

김창길 바헤닝언 마스터 클래스(WAAM) 교장을 맡은 김창길 서울대 특임교수가 네덜란드 바헤닝언대 로버스 호스테 교수와 실시간 영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첫 강의를 맡은 김 교수는 이날 양돈농가들에게 “양돈 사료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단백질은 가축 성장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단백질 2%를 줄이면 사료비 절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이미 제도적으로 사료내 잉여 단백질 함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국내 농가들도 사료를 직접 검사해보고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네덜란드 현지에서 실시간 영상 화면으로 등장한 호스테 박사는 네덜란드 양돈산업의 변화를 근거로 한국 양돈농가에 실질적인 조언을 많이 해 큰 호응을 얻었다. 호스테 박사는 “네덜란드내 양돈농가 숫자는 최근 20년새 75% 감소했지만 전체 사육 두수는 유사하거나 소폭 감소한 정도에 그친다”며 “결과적으로 양돈농가의 대형화, 규모화가 네덜란드 양돈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비결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네덜란드 양돈산업 역시 환경과 항생제 등 규제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3자 시각에서 볼 때 한국 양돈산업이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국내 양돈산업은 △생산성 개선 △ICT 기술 적용 확대 △정보공유 확대 △효율적인 노동력 활용 △통일된 교육 프로그램 운영 △정부 보조금에 대한 과도한 의존 탈피 △컨설팅 서비스 확대 △방역 강화 등 과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네덜란드 현지 양돈 농장주가 영상을 통해 수강생들과 실시간으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이어 임 소장은 직접 영상 카메라를 들고 방문한 네덜란드 현지 농장에서 농장주와 함께 내부시설을 구석구석 살펴보면서 실시간으로 수강생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한 수강생이 모돈(어미돼지)을 도태시킬 때 우선순위가 어떻게 되는지 묻자 농장주는 “나이가 들어 10~12회 분만 후에 40%, 발에 문제가 생겨서 이동이 불편한 경우 25%, 인공수정이 잘 안되는 경우 12~13%, 분만력이 떨어지는 경우 12% 등을 도태시킨다”고 상세히 답변했다.

김창길 교장은 “처음에 양돈 마이스터들을 대상으로 시작한 WAAM 프로그램은 1기와 2기를 거치면서 교육 효과에 대한 검증이 완료됐다”며 “3기 과정에서도 참여 농가들이 경영 개선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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