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교생 月학원비 94만원 … 부모소득 따라 사교육비 3.6배差
홍혜진 기자(honghong@mk.co.kr), 이희조 기자(love@mk.co.kr)
입력 : 2023.03.07 17:48:21
입력 : 2023.03.07 17:48:21
월소득 800만원 이상 부모
사교육 참여율 88% 달해
300만원 이하 가구는 57%뿐
고물가로 실질소득이 줄어들자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와중에도 사교육비 지출이 물가 상승률보다 두 배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작년 사교육비 지출 총액은 26조원으로 학생 수가 줄었는데도 전년 대비 10.8% 늘었다. 이는 지난해 물가 상승률(5.1%)의 두 배 수준이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가 더 줄어들고 저출생 현상이 한층 심해질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또 부모 재력에 따라 사교육비 지출이 크게 갈리는 양극화 현상까지 심화되고 있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초·중·고교생을 기준으로 월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가구는 한 달 사교육비로 평균 17만8000원을 썼다. 이와 달리 월소득이 800만원 이상인 가구는 월평균 64만8000원을 지출했다. 고소득층 사교육비가 저소득층의 3.6배에 달한 것이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만 놓고 계산하면 300만원 미만 가구는 평균 31만원인 반면, 800만원 이상 가구는 73만5000원이었다.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킨 비율도 부모가 고소득자인 가구에서 훨씬 높게 나타났다. 월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는 사교육 참여율이 57.2%로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반대로 월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에서는 88.1%로 90%에 가까운 참여율이 나왔다. 경제적 여건에 따라 사교육 비율과 투입 비용이 극명하게 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사교육비 지출과 사교육 참여율이 가장 높은 집은 맞벌이 가구였다. 외벌이에 비해 경제적 여유가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자녀를 돌볼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맞벌이 가구 초·중·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11.2% 늘었다. 아버지 외벌이 가구는 41만원, 어머니 외벌이 가구는 27만원으로 집계됐다.
사교육비 부담이 이처럼 점점 커지면 저출생과 소비 위축이 한층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교육비 부담이 커질수록 자녀를 가지려는 사람이 줄어들어 저출생 현상이 심해지는 것은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2021년 감사원이 발주하고 한국행정연구원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사교육비, 주택 가격, 실업률 등은 출산율·혼인율과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 지출이 늘면서 식비 등 다른 지출을 줄이거나, 빚을 지면서도 사교육비에 과도하게 쓰는 '에듀푸어'가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 지출에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 식비 등 필요 지출이 불가피하게 줄어들게 돼 소비 구조를 부정적인 방향으로 왜곡시킨다"고 지적했다.
[홍혜진 기자 / 이희조 기자]
사교육 참여율 88% 달해
300만원 이하 가구는 57%뿐
고물가로 실질소득이 줄어들자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와중에도 사교육비 지출이 물가 상승률보다 두 배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작년 사교육비 지출 총액은 26조원으로 학생 수가 줄었는데도 전년 대비 10.8% 늘었다. 이는 지난해 물가 상승률(5.1%)의 두 배 수준이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가 더 줄어들고 저출생 현상이 한층 심해질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또 부모 재력에 따라 사교육비 지출이 크게 갈리는 양극화 현상까지 심화되고 있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초·중·고교생을 기준으로 월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가구는 한 달 사교육비로 평균 17만8000원을 썼다. 이와 달리 월소득이 800만원 이상인 가구는 월평균 64만8000원을 지출했다. 고소득층 사교육비가 저소득층의 3.6배에 달한 것이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학생만 놓고 계산하면 300만원 미만 가구는 평균 31만원인 반면, 800만원 이상 가구는 73만5000원이었다.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킨 비율도 부모가 고소득자인 가구에서 훨씬 높게 나타났다. 월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는 사교육 참여율이 57.2%로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반대로 월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에서는 88.1%로 90%에 가까운 참여율이 나왔다. 경제적 여건에 따라 사교육 비율과 투입 비용이 극명하게 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사교육비 지출과 사교육 참여율이 가장 높은 집은 맞벌이 가구였다. 외벌이에 비해 경제적 여유가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자녀를 돌볼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맞벌이 가구 초·중·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3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11.2% 늘었다. 아버지 외벌이 가구는 41만원, 어머니 외벌이 가구는 27만원으로 집계됐다.
사교육비 부담이 이처럼 점점 커지면 저출생과 소비 위축이 한층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교육비 부담이 커질수록 자녀를 가지려는 사람이 줄어들어 저출생 현상이 심해지는 것은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2021년 감사원이 발주하고 한국행정연구원이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사교육비, 주택 가격, 실업률 등은 출산율·혼인율과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 지출이 늘면서 식비 등 다른 지출을 줄이거나, 빚을 지면서도 사교육비에 과도하게 쓰는 '에듀푸어'가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 지출에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 식비 등 필요 지출이 불가피하게 줄어들게 돼 소비 구조를 부정적인 방향으로 왜곡시킨다"고 지적했다.
[홍혜진 기자 /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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