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패, 다시 생각해봐야”…경고장 날린 한국은행 총재
양세호 기자(yang.seiho@mk.co.kr)
입력 : 2023.03.08 00:23:19 I 수정 : 2023.03.08 13:32:05
입력 : 2023.03.08 00:23:19 I 수정 : 2023.03.08 13:32:05
“부동산 과거엔 대마불사,
미래엔 신중히 투자해야”
올해 경제 전망엔
상·하방 위험 모두 다 있어
미래엔 신중히 투자해야”
올해 경제 전망엔
상·하방 위험 모두 다 있어
고공비행하던 집값이 경기둔화와 함께 크게 꺾인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대마불사는 없다”며 빚내서 집을 사는 이른바 ‘빚투’에 대해 경고했다. 하락세인 물가는 연말까지 3%대 초반으로 안정화되고 경기는 3분기부터 반등하는 ‘상고하저’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7일 이 총재는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부동산 대마불사, 부동산 투자는 꼭 성공한다는 생각이 있는데,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이런 과거 트렌드가 미래에도 계속될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만약 자녀들이 대출로 집을 사려고 한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겠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이 총재는 “이자율 등 생각할 때 젊은이들이 자기 능력에 맞춰 고민하고, 더 신중하게 자산을 운용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이 총재는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원화값이 급격히 추락하는 가운데 환율 반전을 예고하며 “해외 위험자산에 계속 투자하는 것은 상투 잡을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자들에게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작년 한 해 집값이 19∼20%나 떨어져 금융안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올해 1∼2월 떨어지는 속도가 완화돼 연착륙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로 내려앉은 가운데 향후 물가와 관련해선 “3월에는 4.5% 이하로 떨어지고 연말 3% 초반대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국제유가가 올해 배럴당 70∼80달러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지만 중국 경제 상황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라 유가가 90달러 이상 100달러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공공요금 조정도 예정된 만큼 6월 이후에는 이런 변수들이 어떻게 변할지 다시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년 6개월만에 금리인상 기조가 중단된 가운데 시장은 금리인하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연말까지 3%대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 그 다음에 물가상승률이 장기목표치인 2%대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면 그때 금리인하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고물가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전세계적으로 논란인 2% 물가목표제에 대해 이 총재는 “단기간 내 목표 물가상승률 2%를 수정할 일은 없다”고 재차 밝혔다.
이어 “중장기적으론 목표 물가상승률을 3%로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면서도 “지금 당장 한국만 목표 물가상승률을 3%로 끌어 올리면 환율을 급격히 절하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확고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경기 비관론에 선을 그으며 “한은이 예측하는 올해 1.6% 경제성장률엔 하방위험만 있는 게 아니라 상방위험도 있다”며 “미국 경기, 중국 제로코비드 정책 완화 등은 우리에게 플러스 요인”이라고 밝혔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통신업과 함께 과점산업인 은행업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 총재는 이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은행산업은 기본적으로 면허 산업이기 때문에 과점체제에서 생기는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면서도 “다만 은행이나 민간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답을 찾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에 대한 지나친 압박이 은행산업을 옥죄고 시장금리를 왜곡시키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것이다.
그는 “금리가 올라갈 때 우리나라 은행 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문제가 두드러진다”며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를 돌리는 부분은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은행 뿐만 아니라 정부도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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