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기업들이 ‘상생 경영’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행보’ 등에 주목하는 가운데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의 사연이 알려져 유통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가맹점주의 자녀가 대학에 갈 때 이디야커피 본사가 학자금 부담을 덜어줘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다는 사연이다.

12일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문 회장은 올해 1월 말 경기지역의 한 가맹점주 자녀 A씨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 A씨는 자신이 지난 2019년 ‘이디야 캠퍼스 희망기금’을 지원받아 한 대학교 간호학과에 등록금을 낸 적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간호학과에 입학해 코로나19로 힘든 시간도 이디야와 함께 견뎠고, 치열하게 공부했던 순간도 모두 이디야커피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며 “올해 간호사 국가고시를 치렀다. 가채점이지만 높은 점수를 확인했고, 한 병원의 신규 간호사로 입사 예정”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힘들다고 느꼈던 모든 순간마다 이디야커피의 슬로건인 ‘상생 경영’을 떠올렸다”며 “매년 보내주신 신년카드를 읽으며 회장님께서 베풀어주신 만큼 다른 이에게 선한 영향력이 되고자 노력했다. 간호사로서 선의를 갚으며 살겠다”고 덧붙였다.

A씨가 언급한 ‘이디야 캠퍼스 희망기금’은 이디야커피가 가맹점주의 자녀 학자금 부담을 나누는 복지 제도다. 가맹점주의 인력 고용 문제를 지원하는 ‘이디야 메이트 희망기금’과 더불어 브랜드의 대표적인 상생 정책으로 꼽힌다.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지금까지 ‘이디야 캠퍼스 희망기금’을 통해 656명의 가맹점주 자녀에게 장학금 13억1200만원이 전달됐다. 또 ‘이디야 메이트 희망기금’을 통해서도 2013년부터 10년간 4334명의 메이트(아르바이트생)에게 약 28억원이 지급됐다.

사연이 전해지자 소비자들은 기업의 ‘선한 영향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기업으로서는 별 부담이 없는 수준의 금전적 지원일지라도 필요한 이에게는 남은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만큼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화제가 된 건 이디야커피의 사례이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이같은 상생 경영, ESG 행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현대백화점그룹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6일 충청남도 계룡시 육군본부에서 ‘위국헌신 전우사랑 기금’ 전달식을 진행한 바 있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오는 2032년까지 10년간 매년 2억원을 육군에 전달하는 것을 기념하는 행사다. 전달된 기금은 순직 군인의 초·중·고교생 자녀들에게 모두 장학금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올해 1월 말 공무 수행 중 순직한 경찰관 자녀 157명과 상해를 입은 공상(公傷) 경찰관 자녀 186명 등 총 343명에게 장학금 5억원을 전달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 2011년부터 올해까지 순직·공상 경찰관 자녀 1957명에 전달한 장학금은 34억7000만원에 달한다. 또 순직·공상 소방관 자녀 686명에도 2008년부터 올해까지 21억5000만원이 전달됐다.

식음료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홀딩스의 행보를 눈여겨볼 만하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5년부터 요식업 종사자의 대학생 자녀를 대상으로 등록금을 지원 중이다. 올해까지 900여명의 학생이 13억원을 지원받았다.

또 오는 13일까지는 배달의민족을 운영 중인 우아한형제들이 외식업 점주의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자 신청받고 있다. 이는 김봉진 의장이 마련한 ‘우아한 사장님 살핌기금’에서 100억원 규모로 운용되는 장학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본격 시작됐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외식업주 자녀 309명이 장학금과 멘토링 프로그램 등으로 20억원을 지원받았다. 올해에도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외식업주 자녀에게 1인당 최대 6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게 사측의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