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말려도 오히려 늘어... 자사주 매입 상위 기업은 어디? [강인선의 자본추]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3.03.12 09:26:51
입력 : 2023.03.12 09:26:51
![](https://wimg.mk.co.kr/news/cms/202303/12/news-p.v1.20230210.b73d442c2bc14b6ba346f5477f14a3ad_P1.jpg)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기업이 자기 주식을 사들이는 ‘자사주 매입’을 두고서인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부터 자사주를 연 100만달러 이상 매입하는 기업에 1%의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시행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초에는 세율을 4%로 늘릴 것을 제안했습니다. 가장 큰 논리는 기업들이 여유 현금을 투자나 고용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통한 임원 보상 체계가 발달한 미국 기업들의 특성상 임원들의 ‘자기 배 불리기’라는 비판도 잇따랐습니다.
이에 대해 버핏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모든 자사주 매입이 주주나 국가에 해롭다거나 특히 최고경영자(CEO)에게만 이익이 된다는 말을 듣는다면 이는 경제문맹자나 언변이 좋은 정치선동가의 말을 듣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의 주당 내재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며 자사주 매입이 가치를 창출하는 가격으로 이뤄지면 주주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것입니다. 버핏 회장은 “주식수가 줄면 버크셔해서웨이의 많은 사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진다”며 “더 높은 가격으로 주주들의 주식이 되사진다면 이는 이익이 된다”고도 부연했습니다.
미국의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버핏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LPL 파이낸셜이 집계한 결과 올해 들어 지난 9일(현지시간)까지 미국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사용한 금액은 9000억달러입니다. 2021년 같은 기간 자사주 매입 금액이 9220억원임을 고려하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입니다.
배런스는 원인을 세가지로 분석했습니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4% 안’은 아직 제안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업들에게 자사주 매입을 중단할 충분한 유인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또 지난해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주가를 부양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주가 수준이 됐고 동시에 주주들을 달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할 유인도 커졌다는 겁니다.
월가에서는 기업들의 현금흐름도 양호하다는 점을 들어 미국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더욱 늘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연구원들은 올해 S&P500 기업들의 잉여현금흐름이 지난해에 비해 1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럼 어떤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을 많이 하고 있을까요? 최근 12개월간 발행주식수의 5%를 매입한 기업으로는 컴캐스트(티커:CMCSA), 로우스(LOW), 부킹홀딩스(BKNG) 등이 있습니다.
물론 각 기업의 실적과 재무구조, 업황, 주가 수준에 대한 파악은 투자 전 필수로 거쳐야 하는 과정입니다.
통신회사이자 미디어그룹인 컴캐스트는 최근 1년간 주가가 23% 하락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 ‘피코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성과가 시원찮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현재 컴캐스트 주가가 향후 이익 전망치의 9.7배로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수하기에 나쁘지 않은 주식이라고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5년 평균 주가순이익비율(PER)이 16.1임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로우스 컴퍼니는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으로도 유명한 미국의 인테리어 도구 소매 기업입니다.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경기 둔화와 부동산 시장 부진으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에 최근 주가 흐름은 좋지 않습니다. 올해 들어 주가는 1.2% 하락한 상태입니다.
여행 수요 회복의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이는 부킹홀딩스는 주가 흐름이 좋은 편입니다. 올해 들어 부킹홀딩스의 주가는 22% 상승했습니다. 최근 있었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유럽 시장의 여행 수요가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영진은 올해는 아시아 시장에서도 수요가 회복되 견고한 수요가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