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 국내 금융시장도 촉각…정부 “변동성 확대 시 즉각 대응”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ifyouare@mk.co.kr)

입력 : 2023.03.13 10:29:09 I 수정 : 2023.03.13 10:46:57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위치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입구의 모습.[사진 = 연합뉴스]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줄 역할을 해왔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후폭풍에 국내 금융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칫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13일 오전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필요 시 시장 안정화 조치를 바로 취하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수출투자책임관회의를 열고 “아직 이번 사태가 글로벌 금융·경제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면서 “이날 미국 재무부 등 관련 당국이 SVB 예금 전액 보호조치를 발표하는 등 신속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다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 합동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겠다. 필요한 경우 신속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도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은행들의 건전성이 개선돼 온 점과 미국 재무부·연준·연방예금보험공사(FIDC)가 예금자 전면 보호조치를 즉각 시행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선 SVB, 시그니처은행 폐쇄가 은행 등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이번 사태가 투자 심리에 미치는 영향과 오는 14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결과 등에 따라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국내 금리·주가·환율 등 가격 변수와 자본 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 모니터링 하고 필요 시 적절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사별로 마련된 비상자금조달계획 점검을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또 부동산 PF 및 대출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을 점검했다. 아울러 위기 국면에도 문제가 없는 수준의 유동성과 손실 흡수능력을 갖춰 나가도록 하고 미국 등 현지 감독당국과의 소통, 협력 채널을 최대한 가동해 나가도록 조치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국내 가상자산 또는 핀테크 업계 등이 이번 사태로 인해 자금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규제개선 필요사항을 적극 발굴·추진해 나가고 업권과 지속적인 소통을 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앞서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209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미국 16위 은행 SVB의 폐쇄를 결정했다. SVB는 전날 420억 달러(약 55조1250억원)에 달하는 뱅크런 사태를 버텨내지 못했다. SVB의 폐쇄는 단일 은행으로선 2008년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 이후 미국 역사상 2번째로 큰 규모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2.08 23:22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