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냐 악재냐…국내 증시 전문가들 SVB파산 여파두고 ‘와글와글’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입력 : 2023.03.13 10:51:38 I 수정 : 2023.03.13 14:17:28
실리콘밸리은행.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미국 뉴욕 증시가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 전망에 대한 증권가의 의견이 분분하다. 대형 은행들의 안정성이 부각되면서 오히려 대형주가 부각될 수 있다는 의견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여파가 생각보다 클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재무부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우리는 (미국의) 은행 체계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강화해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결정적인 행동에 나선다”며 실리콘밸리은행(SVB)에 고객이 맡긴 돈을 보험 대상 한도와 상관 없이 전액 보증하기로 했다.

지난 10일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미국 서부 스타트업의 돈줄 역할을 해오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을 폐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그니처은행과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등 주가가 당일 20% 넘게 폭락하는 등 후폭풍이 일었다.

“대형주 위주로 국내 증시 재평가”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되려 SVB 사태가 대형주 위주로 국내 증시가 재평가될 기회라고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예금 인출 중단에 따라 기업들의 재무 활동이 문제가 되는 점이 SVB 사태에서 가장 큰 문제인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더 큰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평가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SVB 사태의 핵심은 SVB만의 문제인지 광범위한 은행들의 문제인지의 여부인데, 그것이 금융위기 혹은 시스템 리스크로 가느냐의 핵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라면서도 “SVB 사태를 금융위기 재료보다는 국소적인 제한적 이슈로 볼 필요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변 원구원은 SVB는 대형은행 아닌 특화된 중견은행이라는 점과 미 정부의 신속한 대응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그는 “미 정부는 중소형 은행들의 연쇄 파산 가능성과 스타트업 줄도산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특히 미 정부 입장에서는 금융 리스크 전이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이 대체로 미국 경쟁력의 핵심인 IT 업황과 기술력 개발에 연동된 만큼 그 부분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선제적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미 증시는 장 초반 상승에도 불구하고 미 규제 당국이 SVB 파이낸셜을 폐쇄하고 파산 절차에 도입하자 본격적인 하락으로 전환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다”라면서도 “이번 사태는 개별 기업 이슈일 뿐 확대될 개연성은 크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해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로쿠 등 일부 기술주의 예금이 묶이는 사태가 발생해 관련 우려를 완전 배제할 수 없으나 대형 은행들이 견고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SVB 파산이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경우 주가 조정 시 매수 대응법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시장 악영향 불가피…“회복 시간 필요”
반면 시장의 흐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기도 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SVB는 총 자산 규모 2100억달러로 미국 내 중견 은행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은행 중 자산 순위 16번째”라며 “국내 은행의 사업모델과 판이하기 때문에 국내 은행의 유동성 위기로 번질 우려는 제한적이나 전반적인 시장 변동성 확대된다면 은행주도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 색깔은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성장주에 대한 의심으로 비우량 중소형주는 부진할 수밖에 없다”며 “해결이 된다 하더라도 시장 흐름은 바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타격을 받았기 때문에 회복에 시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형주 그리고 가치주 유형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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