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토막에도 증권사 배당성향률 더 높아진 이유는 ?

강민우 기자(binu@mk.co.kr)

입력 : 2023.03.13 15:27:22 I 수정 : 2023.03.13 15:33:40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제공-연합뉴스>
작년 실적 한파를 겪은 증권사들이 급감한 순이익에도 배당성향은 오히려 더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배당 공시를 낸 국내 증권사 14곳(금융지주 제외)의 지난해 배당금 총액은 2021년(1조2359억원) 대비 37.4% 감소한 773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의 당기순이익 합계치(5조5100억원→2조7200억원)가 50% 줄어 감소폭이 더 가팔랐다. 배당금 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배당성향이 22%에서 28%로 되레 증가한 이유다.

지난해 증권 업황 악화에 따라 순이익이 급감했지만 배당 정책 측면에선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배당성향이 전년 규모인 36% 대비 두 배 넘게 상승한 81%를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029억원(연결 기준)을 기록해 전년(9315억원) 대비 67% 줄었지만, 이와 비교해 배당 지급액은 3319억원에서 2458억원으로 26% 감소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대신증권도 배당성향이 15%에서 61%로 크게 상승했다. 대신증권은 작년 당기순이익이 1317억원으로 전년 대비 78% 급감했지만, 이 기운데 61%인 800억원을 배당한다. 유안타증권(25%→52%)도 배당 성향을 대폭 올렸다.

최대주주 등에게 일반주주보다 적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차등배당을 실시하는 증권사도 여럿이다. 교보증권(배당성향 8%)이 3년 연속 차등배당을 실시하고 있고, 한양증권(42%)도 2년만에 차등배당을 발표했다. 다올투자증권(9%)과 이베스트투자증권(36%)은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경영 차원에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배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일부 증권사는 배당 대신 자사주 소각으로 주주환원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21년(16%)에 이어 작년(19%)에도 배당성향이 10%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와 올해 각각 1740억원, 866억원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메리츠증권도 지난해 3394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다만 일부에선 악화된 실적에 따른 위험 관리 차원에서 보수적인 배당 정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례로 21억원의 배당을 결정한 SK증권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3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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