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불황에 "명절 분위기 안 나요"…정부, 할인지원 확대

농축산물 할인지원 700억원으로 확대·대상품목도 31개로 늘려제로페이 농할 상품권 66억원 규모 추가 발행식품기업 16곳, 대규모 장류 할인전…24곳, 김치 할인 판매
신선미

입력 : 2025.01.19 07:01:00


과일 선물 세트 가격
[촬영 신선미]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설 연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명절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고물가와 불황에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진 데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불안이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풀리지 않아서다.

정부는 설 성수기 물가 안정을 위해 할인 지원 규모를 700억원으로 확대하고 대상 품목을 31개로 늘리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지난 17일 찾은 서울 도봉구 농협 하나로마트에선 사과·배·레드향이 4개씩 들어있는 선물 세트를 13만5천원에, 레드향과 한라봉이 6개씩 담긴 선물 세트를 8만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었다.

한 소비자는 "더 할인해주는 상품은 없나"고 질문했다.

인근 한 백화점에 전시된 과일 선물 세트 중 10만원 미만은 한라봉이 9개 들어있는 9만원짜리 상품이 유일했다.

이 백화점에서 만난 소비자는 "명절에 선물 챙기기는 사실 부담스럽다"라며 "월급이 물가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김값도 예전 같지 않다.

여기서 가장 저렴한 게 4만2천원이더라"라며 "받는 분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김 선물이 값이 안 나가는 게 아니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상인들도 마찬가지다.

구로구의 한 마트 대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명절 분위기는 선물부터 시작되는데, 사회 분위기도 그렇고 해서 선물 매매 자체가 적은 편"이라며 "(정부가) 상품권도 풀고 했으니 앞으로 영향이 있지 않을까 기대는 하고 있는데, 아직 경기 흐름이 전반적으로 저조하다"고 밝혔다.

중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잡화를 판매하는 상인도 "장사가 안돼서 거의 놀고 있다.

전혀 명절 같지 않다"라며 "먹거리 물가가 비싸니까 다른 데 소비를 줄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의 한 수산물 가공업체 대표는 "설 성수기라는 것을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조용하다"며 "선물 세트 주문이 작년 설과 비교해 확실히 떨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설 명절 앞두고 수산물 살펴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설 명절을 앞두고 일부 성수품 가격도 강세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추 소매가격은 지난 17일 기준 한 포기에 4천808원으로 평년보다 41.0% 올랐다.

평년 가격은 지난 2020년부터 작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이다.

무는 한 개는 3천91원으로 평년보다 67.7% 비싸다.

수산물 중에서는 '국민 생선' 고등어(국산 염장·중품)가 한 손에 5천875원으로 평년보다 49.1% 비싸고 오징어(연근해·냉장) 한 마리는 7천666원으로 평년보다 10.8% 오른 수준이다.

마른 멸치(대멸)는 100g에 2천310원으로 평년보다 8.2% 높다.

선물용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김(마른김·중품)은 열 장에 1천436원으로 평년보다 53.1% 비싸다.

농수산물 가격 상승에 따라 설 차례상 비용도 작년보다 더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 할인 지원과 대형마트의 할인 판매가를 모두 반영한 aT의 14일 조사에서 설 차례상 준비 비용은 평균 20만3천349원으로, 1년 전보다 3.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설 상차림 비용이 작년보다 비싼 것으로 집계돼 애초 계획보다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우선 전통시장에서 쓸 수 있는 제로페이 농할 상품권을 66억원 규모로 추가로 발행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축산물 할인 지원 규모를 60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확대하고, 할인 지원 대상 품목도 28개에서 31개로 늘렸다.

이와 별개로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설 성수기 물가 안정과 내수 활성화를 위해 다음 달 4일까지 국내 주요 식품기업 16곳과 함께 대규모 할인전을 열고 장류, 두부 등을 최대 50% 저렴하게 판매하기로 했다.

대한민국김치협회도 대상, CJ제일제당 등 24개 회원사와 함께 김치를 30∼50% 할인해 판매한다.

su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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