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어선 안전대책 내놓고도 인명피해 최다…개선책은(종합)

작년 전체 해양사고 인명피해는 165명…세월호 참사 이후 최다올해 벌써 두 자릿수 인명 피해…1일 제주 해상서 어선 좌초오늘 새벽 여수 해상서 14명 탄 트롤 선박 침몰
김윤구

입력 : 2025.02.09 13:52:31 I 수정 : 2025.02.09 16:48:05


수색 중인 여수해경
(여수=연합뉴스) 9일 오전 전남 여수시 하백도 인근 해상에서 승선원 14명이 탑승한 대형 트롤 어선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해 여수해경이 경비함정을 동원한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2025.2.9 [여수해양경찰서 제공 영상 갈무리.재판매 및 DB 금지] daum@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9일 새벽 전남 여수 해상에서 14명이 승선한 139t(톤)급 대형 트롤 선박 제22서경호가 침몰하면서, 열흘도 안 돼 어선 사고로 인한 대형 인명피해가 또다시 발생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어선 안전대책을 내놨지만, 어선 사고 사망·실종자는 오히려 전년의 1.5배인 119명으로 급증해 10년 만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정부는 올해 들어서도 어선 사고 대책 마련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더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작년 어선 전복·침몰 등 인명피해 52% 늘어 10년새 최다 해수부에 따르면 어선 전복과 침몰, 충돌, 안전사고 등으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2023년 78명에서 지난해 119명으로 41명(52%)이나 늘었다.

이는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사망·실종자가 세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그래픽] 어선 사고 인명피해 현황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어선 전복과 침몰, 충돌, 안전사고 등으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2023년 78명에서 지난해 119명으로 41명 늘었다.circlem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어선 사고는 매년 2천건 정도 발생한다.

어선 사고 사망·실종자는 2020년 99명에서 3년 연속 감소했다가 지난해 급증했다.

지난해 11월 8일 제주 해상에서 승선원 27명 중 5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된 일어난 135금성호 침몰 사고를 포함해 대형 사고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지난해 3월에만 어선 사고 5건이 발생하면서 18명의 인명피해(사망 11·실종 7)가 나왔다.

그러자 해수부는 맞춤형 어선안전 관리로 전복·침몰 사고를 예방하겠다면서 지난해 5월 출항 금지 기준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어선 안전관리 대책'을 발표했다.

강도형 장관, 어선사고 관련 관계기관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자료사진)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2024년 3월 15일 경남 통영시의 사고 어선 수습 현장 관계기관 담당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2024.3.15 [해양수산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강도형 장관은 당시 "어업인이 안전한 환경에서 마음 놓고 생업에 임할 수 있도록 이번 대책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뒤로도 인명피해는 가파르게 늘었다.

어선 사고를 포함한 지난해 전체 해양사고 사망·실종자 수는 165명으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이후 가장 많았다.

해양 사고 사망·실종자는 2020년 126명에서 2023년 94명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71명(76%)이나 급증했다.

지난해 사망·실종자가 3명 이상 발생한 대형 해양사고는 10건에 이른다.

이로 인한 인명 피해는 62명으로 각각 전년의 5배 수준이다.

◇ 올해도 잇따른 어선사고…"안전 의식·교육·안전관리 강화해야" 해양 사고는 올해도 이어지면서 한 달 남짓한 사이에 두 자릿수 인명 피해가 났다.

지난 1일에는 제주 인근 해상에서 근해채낚기 어선이 갯바위에 좌초해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이날 새벽에는 전남 여수 해상에서 14명이 승선한 139t(톤)급 대형 트롤 선박 제22서경호가 침몰했다.

오후 1시 30분 기준 8명이 구조됐으나 4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 상태다.

해수부는 이날 강도형 장관 주재로 관계기관 상황점검 회의를 열어 수색·구조 상황과 계획을 공유했으며 관련 매뉴얼에 따라 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하고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했다.

지난해부터 어선 사고 인명피해가 급증했지만, 해수부는 피해 증가 원인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선사고 인명 피해는 전체 해양사고 피해의 약 70%를 차지한다"면서 "안전과 관련해 현장에서 이행력이 부족한 것이 없었는지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해수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해상 기상 악화부터 인적 과실까지 다양한 원인으로 사고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구조 승선원 이송하는 여수해경
(여수=연합뉴스) 9일 오전 전남 여수시 하백도 인근 해상에 승선원 14명이 탑승한 대형 트롤 어선이 침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은 구조한 승선원을 이송하는 여수 해경의 모습.2025.2.9 [여수해양경찰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daum@yna.co.kr

전문가들은 어선 사고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어업인의 안전 의식과 교육, 불법 출항어선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승기 한국해양대 교수는 특히 어업인 안전 의식이 중요하다면서 안전 교육이 정기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큰 문제로 꼽았다.

그러면서 "많이 늘어난 외국인 선원을 포함해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어업인 대상 안전교육을 내실화하는 것과 함께 선박 복원성 검사 대상을 확대하는 등 어선 시설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기상정보의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정부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선 사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대응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5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어선 입·출항 관리 강화 등의 내용으로 어선 사고 인명 피해 방지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입·출항 미신고나 승선인원 허위 신고 같이 어선 위치관리와 구조에 혼선을 주는 불법 행위를 적발하면 기존 최대 15일이었던 어업 정지 기간을 30일까지 2배로 늘리기로 했다.

어선원 구명조끼 착용 대상은 중장기적으로 모든 승선원까지 확대한다.

착용이 편리하고 가격 부담도 적은 구명조끼도 개발한다.

해수부는 그러나 해양사고 인명피해 저감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달 20일 강도형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를 꾸리고도 아직 장관 주재 회의는 열지 않았다.

◇ 어선 사고 인명피해 현황 (단위: 명)
연도사망·실종
2014133
201581
2016103
2017100
201889
201979
202099
202189
202283
202378
2024119
※ 자료: 해양수산부 ykim@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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