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는 통장 들고 옆 동네까지 가야”…갈수록 지점 줄이는 은행들, 왜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입력 : 2025.02.10 09:04:40
입력 : 2025.02.10 09:04:40
연초부터 속속 점포 통폐합
4대은행, 3월까지 77개 축소
4대은행, 3월까지 77개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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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을 비롯한 주요 금융그룹들이 2024년 역대급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비용 절감에 대한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순익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순익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대출에서 부실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 위험신호가 켜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한편, 당국의 압박에도 오프라인 점포를 통폐합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짜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 말까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에서만 오프라인 점포를 77개 줄일 예정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28개씩 통폐합하는 방식으로 없앨 예정이고, 우리은행도 점포를 25개나 축소 운영한다. 하나은행만 올해 3월 말까지 점포를 오히려 4개 늘린다.
KB국민은행은 3월 7일자로 27개 점포, 같은 달 31일자로 1개 점포의 문을 닫고 인근 영업점과 합친다. 신한은행은 테헤란로에 1·2센터로 나눠 운영하던 강남중앙기업금융센터를 하나로 합치고, 서여의도기업금융센터와 합정역기업금융센터를 해당 지역 내 금융센터로 통합한다. 이 밖에도 동대문종합시장, 노량진, 테크노마트, 이대역, 수내역 등 서울 시내 주요 점포들도 인근 점포와 합친다.
은행권은 비대면 금융 확산이라는 트렌드에 디지털 금융 비중이 커지고 있고, 불황으로 자산 부실화가 심각해지면서 경영 효율성을 제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은행권의 비용효율성을 판단하는 지표인 영업이익경비율(CIR)은 대규모 희망퇴직을 받지 않으면 크게 개선되지 않는 모습이다. 일례로 KB금융그룹 CIR은 600명이 희망퇴직으로 나간 2022년에서 2023년 사이에 48.4%에서 41.1%로 크게 낮아졌지만, 이후 2024년에는 40.7%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희망퇴직을 제외하면 비용효율성을 제고할 방법은 점포 통폐합을 통한 오프라인 지점 축소밖에 없다”면서 “당국이 워낙 이에 민감해 최소화하려 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가에서 라이선스를 받아 한정적인 경쟁만 하는 은행은 여전히 막대한 이익을 내면서 ‘효율화’를 이유로 금융 소외계층의 접근성을 더 떨어뜨리는 점포 폐쇄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부실 대출이 증가했다고 하지만, 4대 금융그룹은 작년 16조원이 넘는 막대한 당기순이익을 내며 승승장구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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