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돌반지 비싸 못 산다더니, 한쪽선 사재기”…결국 골드바 공급 중단했다는데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김덕식 기자(dskim2k@mk.co.kr)

입력 : 2025.02.11 18:24:44 I 수정 : 2025.02.11 18:29:30
트럼프 쇼크에 금투자 광풍
4대은행 골드바 판매 ‘쑥’
“실물 언제 받을지 몰라”


국내 금가격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고 있다. 11일 오후 현재 한국금거래소 홈페이지 기준 금1돈 구매비용은 592,000원으로 60만원 턱밑까지 올랐다. 반지 등 금제품 구매시 세공비에 세금까지 더해지면 6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2025.2.11 [이충우 기자]
한국조폐공사가 주요 시중은행에 골드바 공급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발 파고에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금거래소도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금 공급을 중단한 터라 사실상 당분간 은행에선 금 구입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10일(현지시간) 트로이온스당 2908.17달러로 마감하면서 올해만 7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1일 한국조폐공사는 금 수급 문제로 골드바 제조·공급·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금 원자재 확보가 어려워 지난주부터 골드바 판매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조폐공사는 매장은 물론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골드바 판매를 중단했다. 재고도 없고 생산도 못하다 보니 시중은행에 골드바 공급도 끊었다.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한 돈(3.75g)짜리 금반지 가격이 60만원을 오르내리자 20만원 안팎의 1g 돌 반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1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1g 반지 등 다양한 중량의 돌 반지들이 진열돼 있다. 2025.2.11 [이충우 기자]
KB국민은행에 따르면 한국금거래소는 지난해 11월부터 은행에 골드바 공급 중단을 통지했다. 조폐공사마저 10일 공급을 무기한 중단하면서 KB국민은행은 금 구입 신청 접수를 11일부터 중단했다. 다른 은행들도 일단 고객들에게 골드바 구입을 신청해도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안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폐공사보다 규모가 훨씬 큰 한국금거래소를 통한 골드바 공급도 이미 중단됐다. 한국금거래소는 골드바를 취급하는 대부분의 시중은행과 거래를 하고 있고, 조폐공사는 주요 시중은행 중에선 신한은행을 제외하곤 대부분 공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한국금거래소와 LS그룹 산하의 LS MnM으로부터 골드바를 공급받고 있다.

일부 온란인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금 구입이 힘들어진 것이다. 그마저 구입 후 실물을 받으려면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반지 등 금제품 구매시 세공비에 세금까지 더해지면 6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2025.2.11[이충우 기자]
금 투자는 작년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 무렵부터 날개를 달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정책이 급진적인 데다 시장에 주는 충격파가 워낙 커 투자자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영향을 최소한으로 받는 금과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국내에서도 4대 은행에서 취급하는 골드바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2023년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에서 판매한 골드바는 금액으로 624억원 정도였지만, 2024년엔 1595억원으로 2.6배나 증가했다.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팔린 골드바만 449억원어치에 달한다. 약 40일간 판매된 골드바가 작년 전체 판매액의 3분의 1 수준까지 치고 올라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 각국을 상대로 관세전쟁을 벌이며 금 수요는 더 늘고, 가격도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원자재 시장 정보 분석기관인 코리아PDS의 박진영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적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안전자산인 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금융 서비스 업체 마렉스의 에드워드 메이어 애널리스트도 “분명히 관세전쟁이 금값 부상의 배후에 있다”며 “이는 글로벌 교역 불확실성과 긴장이 더 커진 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시장에선 금값이 단기적으로 3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7일 “헤지 수단으로 금괴가 매입되고 있다”며 “금값이 단기적으로 온스당 3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USB도 향후 1년간 금 가격이 온스당 3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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