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내고 덜받자" 최상목 불쑥 제안에 '와글'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홍혜진 기자(hong.hyejin@mk.co.kr), 최희석 기자(achilleus@mk.co.kr)

입력 : 2025.02.11 17:57:53 I 수정 : 2025.02.11 19:49:42
국민연금 개혁 논의 재시동
여야 "모수개혁 먼저" 공감
논의 방식은 첨예한 대립
崔 소득대체율 인하 촉구에
박주민 "국민·국회의견 무시"
9개월 넘게 합의 지연되자
연금부채로만 26조원 쌓여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다시 촉발된 가운데 여야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을 우선 추진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지만 논의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여전해 또다시 골든타임을 놓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도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을 들고나오면서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11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금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연금개혁"이라며 "국회가 최대한 빨리 합의안을 도출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누구도 과도한 부담을 지지 않으면서 국민연금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더 내고 덜 받는'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더 내고 더 받는' 개혁 방향이 사회적 합의"라는 입장을 밝히며 최 권한대행 발언에 반박했다. 이어 "21대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의 결과는 물론 현재 국회의 논의 방향과도 어긋난다"며 "그런데도 최 권한대행이 '더 내고 덜 받는' 기조를 기정사실로 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국민적 합의와 그간 있었던 국회 논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회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에서 여야는 소득대체율을 현재 42% 수준에서 올리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공론화위원회에서는 소득대체율을 50%까지 올리는 안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여당은 43%, 야당은 44~45%를 주장하다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정부안 역시 소득대체율을 42% 수준을 유지하는 '더 내고 그대로 받는' 안이었다.

이날 여야는 연금개혁 방식에서도 입장 차를 확인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여야가 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한다면 국민의힘은 모수개혁부터 논의하는 것을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연금개혁은 기초연금, 퇴직연금, 개인보험과 연계돼 있어 보건복지위 단일 상임위 차원이 아니라 특별위원회라는 큰 그릇을 만들어 논의해야 한다"며 "그래서 국민의힘이 줄곧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함께 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공론화위원회가 결론을 발표한 이후 9개월여간 연금개혁이 공전하면서 연금 부채로 쌓인 금액은 26조107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이 주장했던 소득대체율(43%)과 야당이 주장했던 소득대체율(44~45%) 간 기금 소진 시점이 1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후속 논의를 외면하면서 9개월을 날린 것이다.

연금 전문가들로 구성된 일부 시민단체들도 이날 세미나를 열고 소득대체율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방식은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진단을 내놨다.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소득대체율을 인위적으로 인상하는 대신 복합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며 "소득이 적은 수급자는 연금을 더 받고, 소득이 많은 수급자는 연금을 덜 받는 방식으로 연금 체제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18세부터 59세까지'인 국민연금 의무납입연령도 5년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연구위원에 따르면 이는 국민연금 실질소득대체율이 5%포인트 오르는 효과가 있다.

그는 "납입연령 연장은 실질소득 대체율 인상, 월급과 퇴직금 추가 수입, 국민연금 가입자 감소 추이 완화 효과가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노동개혁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인선 기자 / 홍혜진 기자 /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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